브로콜리 같은 십자화과 식물에 자폐증 완화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매사추세츠 아동병원과 존스 홉킨스대학 의과대학 연구팀은 브로콜리에 들어 있는 설포라페인(sulforaphane)이 자폐증 환자의 행동장애와 사회성 장애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증상이 보통 내지는 중증인 자폐증 환자 40명(13-27세)을 대상으로 18개월 동안 진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됐다.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10월13일자)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26명에게는 설포라페인 캡슐을, 나머지 14명에게는 가짜 캡슐을 18개월 동안 투여하면서 4주, 10주, 18주 그리고 투약 중지 4주 후 과잉행동척도(ABC), 사회반응척도(SRS), 임상종합인상지수(CGI-1) 검사 등을 통해 이들의 행동변화를 비교평가했다.

그 결과 전체 기간에 설포라페인 그룹은 46%가 사회성(social interaction)이 개선되고 42%는 언어적 의사소통(verbal communication)이 호전되는 한편 54%는 갖가지 '엉뚱한'(aberrant) 행동이 줄어들었다. 가짜 캡슐이 투여된 대조군에서는 사회성과 언어적 의사소통 개선은 나타나지 않았고 비정상 행동은 9%만이 감소했다.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이들 부모의 관찰평가에서도 설포라페인 그룹 환자들은 대체로 4주째부터 흥분, 반복행동, 과잉행동이 개선되고 사회성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설포라페인 그룹 모두가 증상이 개선된 것은 아니고 3분의 1은 변화가 없었다.

연구를 주도한 매사추세츠 아동병원 칸왈지트 싱 박사는 "설포라페인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하나 주목할 사실은 설포라페인 투여가 끝난 4주 후에는 그동안 나타났던 증상호전 효과가 쇠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설포라페인의 이러한 효과는 자폐아가 열이 날 때는 비정상 행동이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이른바 '열 효과'(fever effect)와 관계가 있다고 싱 박사는 설명했다.

열은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열충격반응'(heat-shock response)이라는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키는데 설포라페인이 바로 이러한 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설포라페인 보충제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임상시험에 사용된 것은 직접 브로콜리에서 추출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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