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칼을 휘둘렀다.

여기저기서 뎅겅뎅겅하는 소리가 들린다.

해경은 능지처참에 해수부와 안정행정부는 수족이 날아갔다.

밑에 딸린 유관기관들도 오늘 내일 제삿날만 기다리는 심정이다.

의외의 초강수다. 그런데도 통쾌하다는 환호성은 들리지 않는다.

나지막한 탄식만 들려올 뿐이다.

강력한 충격요법이 먹혀들지 않을 만큼, 세월호 참사가 국민에게 입힌 상처가 크다는 증거다.

상처가 큰 만큼 대통령의 약속에도 믿음이 가지 않는 눈치다.

이곳저곳의 기능을 모은 ‘국가안전처’란 카드도 반응이 시들하다.

조직을 아무리 혁신해도 결국 사람이 움직인다.

이번 세월호 참사로 국민들은 바로 그 사람에게 실망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 공무원, 언론인, 기업인 등 세월호 침몰에 한 숟가락 씩 거든 모든 이들에게 깊이 절망했다.

더 슬픈 것은 그 사람 속에 국민 자신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것 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었던가?”란 자괴감을 걷어내지 못하면 ‘국가안전처’가 아니라 ‘국제안전처’가 와도 국민의 눈길에서 온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교훈을 계기로 사람을 바꾸는데 노력해야한다.

기존에 있던 인원을 딴 인원으로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사람들을 이렇게 무책임하고, 무능하게 만들었는지를 살펴야한다.

그리고 그 원인을 제거하는데 인정사정없이 칼을 휘둘러야한다.

특단의 조치가 국민들에게 왜 호응을 못 받을까? 바로 세월호를 침몰시킨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들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조직을 일백 번 고쳐 만들어도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비정상인 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스스로가 정상으로 변해야 한다.

   

 

저작권자 © 충청뉴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