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23일 애송시를 듣기 위해 산사에서 만난 수진 스님은 ‘개심사의 범종’이란 시가 적힌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누가 스님 아니랄까?’하고 찬찬히 읽어 보니 예상과는 다르게 아픈 과거의 역사가 담긴 시였다.“일본 우익단체들의 반대 시위로 평화의 소녀상 전시회가 결국 철수했다는 소식을 접하는 순간 잊고 있었던 수십 년 전의 일이 기억났습니다. 개심사에 참회의 종을 시주한 일본인이 있었다는 것을요”기억의 창고 속에 뽀얀 먼지가 쌓인 파편들을 되살려낸 수진 스님은 시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40여년전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1990년 3월 소방관 제복을 입은 이주팔 소방경은 화재진압, 구조, 구급, 행정 등 소방 전 분야를 두루 섭렵한 베테랑으로 지난 7월 청양소방서 정산119안전센터장으로 부임했다.17일 만난 이 센터장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소방관도 불 앞에서는 언제나 숙연해진다고 했다. 수없이 많은 화재 현장을 마주하지만 똑같은 불은 절대 없으며 언제나 예상치 못한 위험이 소방관을 노리기 때문이란다.실제로 그는 부임한지 2달이 못돼서 지역에서 가장 큰 화학공장에서 일어난 화재와 맞닥뜨렸다. 시뻘건 불은 언제나 위협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서산시 시민공동체과 정민숙 팀장은 “잘 키운 사회적기업 하나가 어지간한 기업 유치보다 나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이윤 추구가 목표인 일반기업들로는 해결할 수 없는 빈부격차, 실업, 계층갈등 등의 사회문제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사회적기업을 비롯한 사회적경제 조직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경제선진국들은 고도로 발전한 자본주의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적경제조직의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고, 대한민국도 얼마 전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사회적경제조직 육성을 통해 공동체의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청양군 정산면 송학리 하송마을에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근사한 건물이 한 채 있다. 정체는 2017년 준공한 동화제 전수관.1989년 충남도 무형문화재 제9호로 지정된 동화제는 마을과 주민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례의식으로 그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으나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시풍속이다. 16일 만난 표정수 보유자와 이길우 전수조교는 동화제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많은 무형문화재가 개인적인 기술에 국한돼 있는 반면 동화제는 온 마을 사람들이 참여해 만드는 공동체의 걸작이기 때문이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8일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이인선(48) 사회복지사는 “늦은 나이에 취업한 것이 무슨 자랑이냐?”며 쑥스러워했다.하지만 표정에는 행복함이 잔뜩 묻어 있었다. 비로소 인생이란 무대에 주인공으로 섰기 때문인 것 같았다.여성에게 있어 엄마의 역할은 끝이 없다. 어렸을 때는 어린대로 커서는 또 큰 만큼 손길이 필요한 탓이다. 오랜 동안 전업주부로 살아온 이 사회복지사가 세상을 향해 나오는 데도 고2와 중2의 아이들은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아이들이 한창 공부할 때라 남편과도 갈등이 좀 있었어요. ‘아이들이 대학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지난 5일 시집 한권을 들고 나타난 김가연 시인의 첫인상은 소녀 같았다. 시를 쓰는 행위가 방부제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선한 모습이었다.2009년 계간 ‘열린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시간의 배후 ▲푸른 별에서의 하루 ▲디카시집 해미읍성, 600년 역사를 걸어나오다 ▲육백 년의 약속 등 여러 시집에서 작품을 선보인 김 시인은 의외로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신작인 ‘즙’이란 작품을 애송시로 꼽았다.“제목이 ‘즙’이라고 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즙을 꼭 떠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시를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아주 오랫동안 여성의 능력은 결혼,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다. 단순하게 세상의 반을 차지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세상을 움직이는 삶을 선택한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경력단절여성’이란 단어는 세상이 변했음을 역설적으로 나타낸다. 4일 만난 박미정(60), 전현희(57), 김혜선(41), 김유진(37)씨도 스스로 경력단절이란 굴레를 박차고 나왔다.현재 4명은 바느질공방 ‘니우’의 공동대표다. 나이도 제각각이고 금융기관, 공무원, 건설회사, 사회복지사 등 살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청양소방서 강기원 서장은 지난 1993년 간부후보생으로 입문한 이후 30여년 가까이 현장지휘관으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동안 불이란 불은 다 겪어 본 탓에 직원들은 물론 스스로에게도 항상 철저하게 준비된 자세를 주문한다. 소방 특성상 자신의 안전을 담보로 타인의 생명을 구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불행한 상황의 발생을 줄이고, 불행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 철저한 준비라고 강 서장은 믿는다.“소방장비와 근무여건 등 전 분야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고, 소방관 개개인의 능력도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26일 만난 김용경 전 서산시 정무비서실장은 정치를 하기엔 너무 반듯하고 얌전(?)하다는 인상을 줬다. 하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이런 첫인상은 사라졌고, 뭐를 하던 한번 시작하면 열심히 할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김 전 비서실장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지난 1994년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의 창립회원으로 참여해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이후에도 올바른 사회에 대한 열망으로 시민단체와 연계해 사회와 정치의 개혁을 위해 감시와 견제, 정책대안 운동을 펼쳐왔다고 했다.정치신인이라지만 2005년 민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서산시환경대책위원회 김춘수 위원장은 19일 인터뷰에서 무조건 비판하기보다는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데 더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공단이 생긴지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과거와 같은 환경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실제적인 대안을 찾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이다.하지만 기업과 행정의 독단과 무책임에는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서산지역의 제일 시급한 현안으로 환경영향조사 실시와 환경보전을 위한 특별대책지역 지정을 뽑았다. 심각한 환경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산지역의 상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철야 천막농성 10일째(18일) 만난 소들섬을사랑하는사람들 김영란 공동대표의 두 눈은 퀭했다. 하지만 소들섬 이야기가 나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얼굴에는 생기가 돈다.약 17만㎡ 크기의 작은 무인도 소들섬.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곳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바로 철탑 때문이다.사람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손을 대기 시작하면 남아나는 게 없단 것이 지금까지의 교훈. 이런 까닭에 김영란 공동대표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소들섬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개발도 사람이 하고, 지키는 것도 사람인 모순이 발생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지난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주택 시인은 이후 ▲꿈의 이동건축 ▲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사막의 별 아래에서 ▲카프카와 만나는 잠의 노래 ▲시간의 동공 ▲또 하나의 지구가 필요할 때 등의 시집을 발표하며 자신이 시를 쓰는 사림임을 세상에 깊이 각인했다. 17일 박 시인은 “(시인은) 자신의 경험과 고통을 작품에 고스란히 녹여내야만 비로소 불멸의 힘을 가진 시를 쓸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시에는 이런 고집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그런 까닭에 우리 주변의 흔한 일상도 그의 손을 거치면
[충청뉴스라인 CNLTv 방관식 기자] 지난 6일 유흥수 전 부여부군수는 인생의 최종 목표는 군민의 애환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목민관이 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것에 많은 고민도 있었고, 실제로 어려움과 부딪치고도 있지만 군민들의 얼굴을 떠 올리며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이런 과정에서 처음에는 이해를 못했던 가족들도 이제는 제일 든든한 응원군이 됐다면서 고마움을 나타냈다.접인춘풍 역지사지란 신조로 평생을 살아왔다는 유 전 부군수는 다시 태어나도 공직자의 길을 선택하겠다며 40년 이상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한
[충청뉴스라인·CNLTv 방관식 기자] 2일 박상무 전 도의원은 지난 서산시장 선거에서 낙선 후 소확행을 실천하며 알찬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전국의 각지의 의미 있는 곳을 여행하고, 여러 분야에 도전해 10여개의 자격증도 취득하는 등 그동안의 인생 중 어느 때보다 바쁜 일상을 실천한 것.세 번의 당선과 세 번의 낙선을 겪으면서 어머니와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박 전 도의원은 그럼에도 정치를 하는 이유로 “아직도 서산과 시민에 대한 열렬한 애정이 뜨겁기 때문”이라고 답했다.평범하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이라며 스스로를 평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2일 만난 박만진(75) 시인은 고향인 충남 서산에서 문화와 예술의 맏형 노릇을 해온 인물이다. 열정을 밑불로 삼아 한약 달이듯 평생 시를 써온 것도 대단하지만 다른 분야에서의 활약도 빼어났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영화사에서 근무하면서 연극 단역을 맡은 인연으로 90년대 초 불모지나 다름없던 서산에 극단 둥지를 창단한 것도 그였다.박 시인은 “시를 쓴다는 것이 사치였던 시절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철없던 학창시절이야 문예반 반장을 하며 좋아하는 시를 쓸 수 있었지만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성인이 되어
[충청뉴스라인·CNLTv 방관식 기자] 1일 서산시의회 임재관 의원은 “누구를 위한 도시개발이냐?”며 서산시의 도시개발 정책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수용·사용방식으로 추진하거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놓고 개발을 시작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이에 따른 부동산 투기, 지가상승, 시민여론분열 등의 부작용이 도리어 서산시 발전의 발목을 붙잡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임 의원은 부득이하게 환지방식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토지소유자들이 조합을 결성해 추진하도록 하고, 서산시는 행정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충청뉴스라인 CNL Tv 방관식 기자 ] 서산시의회 이연희 의장은 지난달 30일 충청뉴스라인 토크해유 영상인터뷰에서 세상은 여전히 여성에게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평가했다.형식적으로는 남녀의 출발선상이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여성과 남성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부터가 차별의 상징이라고 지적한 이 의장은 정치 분야가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다고 안타까워하며 서산시의회 최초의 여성의장으로서 후배 여성정치인들에게 제대로 된 길을 열어 주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 의장은 7년 동안 의원 생활을 해보니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한평생을 시와 함께 살아온 노 시인은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넓은 시야가 중요하고, 넓은 시야를 갖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과의 소통과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20일 만난 섬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유명한 이생진(93) 시인은 과거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방학이면 배낭을 메고 전국의 섬을 찾아다니며 시를 썼던 옛 추억을 떠올리는 듯 했다.대표작 ‘그리운 바다 성산포’로 50여년 가까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생진 시인의 고향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제주도가 아니라 충남 서산이다. 어렸을 적 고향
[충청뉴스라인 김대균 기자] 시노래프로젝트 블루문이 10월 시노래를 담은 첫 앨범으로 베일을 벗는다.시를 노래하는 프로젝트그룹 ‘블루문’의 싱글앨범에는 '연필 깎는 남자' '꽃샘추위' 두 곡을 추가 수록하며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연필 깎는 남자'의 김영범 시인은 "연필 깎는 남자는 시 쓰는 남편이 노래하는 아내에게 바치는 시이다. 일상의 부부는 다툼이 잦아지고 오해가 쌓인다. 변변한 벌이 없이 시인으로 살아가는 남자는 아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준비부터 오픈까지 미술전시회를 스케치하다 그림 그리는 사람에게 개인전(전시회)이란 ‘내가 화가란 업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신성한 의식이다. 지난 1일부터 8번째 개인전 ‘스스로를 속이지 않기’를 선보이고 있는 박라정 화가(아트토픽 겔러리 관장)는 전시회를 준비하는 마음을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우는 심정에 비유했다. 이렇게나 공을 들여야 하는 개인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좋은 그림. 박 화가는 이번 전시회에 14점의 신작을 선보였다. ▲삶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