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정인호 충남지부장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정인호 충남지부장은 원청과 발주처, 당진시에게 노동조합원들이 왜 공사에서 배재되어야 하는지 수차례에 걸쳐 물었지만 아예 답변 자체가 없다며 이들을 비판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정인호 충남지부장은 원청과 발주처, 당진시에게 노동조합원들이 왜 공사에서 배재되어야 하는지 수차례에 걸쳐 물었지만 아예 답변 자체가 없다며 이들을 비판했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윤석열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노동개혁을 외치고 있는 반면, 노동계는 이를 노동탄압으로 규정, 최악의 대치를 벌이는 중이다. 

18일 만난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정인호 충남지부장은 정부가 불법 하도급과 재하도급 등 제도적이고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은 외면한 채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를 노동조합의 잘못인 것 마냥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지부장은 정부의 이런 기조가 현장에도 영향을 미쳐 지역의 노동자들이 외면을 당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충남지부는 생존권 확보를 주장하며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에서 100일째 선전전을 벌이다 12일부터는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정 지부장과 노동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눠봤다.  

현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윤석열 정부의 노조혐오가 상황을 절벽으로 몰아가고 있다. 윤 정부는  노조에게 각종 거짓혐의를 씌우고, 이를 빌미로 노동개혁을 주장하며 공안탄압을 통해 노조 말살을 획책하고 있다. 지금 당장 노조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전 국민의 대다수가 노동자인 현실에서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것은 국민을 탄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정부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노동조합의 자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노동현장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노조 스스로가 자정능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중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문제를 침소봉대해 마치 노동조합이 노동발전을 저해하는 집단인 것 마냥 호도하고 있다.       
현재 윤 정부는 거짓 정보를 만들고, 유포하면서 국민과 노조를, 노동자와 노동자를 이간질 시키고 있다. 노동자들의 힘을 결집해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지난 3월부터 선전전을 벌이던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충남지부는 합의점 찾기에 번번이 실패하자 지난 12일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3월부터 선전전을 벌이던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충남지부는 합의점 찾기에 번번이 실패하자 지난 12일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현재 충남지부도 지난 12일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무슨 연유인가?

가장 큰 이유는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다. 현재 석문국가산업단지에서는 대형 LNG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데 지역주민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철저하게 배제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월 13일부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선전전을 벌이고, 5차례에 걸쳐 원청과 발주처, 당진시 등과 합의점을 찾으려고 시도해 봤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어 천막농성에 돌입하게 됐다.
조합원들은 그동안 당진과 서산, 태안의 각종 대형 공사에서 경험을 쌓아 기술력이 입증됐고, 무엇보다 오랜 세월 지역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탓에 내 가족과 주민의 안전을 생각하며 작업에 임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의 대형공사에서 배제되고 있는 현실에 분노감을 느끼고 있다.

(민주노총) 노조원들을 배제 시키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노동자들의 안전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법을 준수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노동조합을 귀찮아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노동조합 눈치를 안보고 자기들 하고 싶은 데로 하겠다는 저의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지금껏 노동조합은 현장 노동자들의 열악했던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 오랫동안 투쟁해 왔고, 그 결과 많은 이익을 노동자들이 누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탄압이 커지면서 그 여파가 현장에까지 미쳐 자본이 노동현장을 과거로 퇴행 시키려 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동안 충남지부는 지역과 상생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왔나?

일반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능학교 운영과 취약 학생과 노인 지원 등 다양한 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충남지부의 경우 노조 가입조건으로 전 가족이 지역으로 이사를 와서 3개월 동안 주소를 둬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에 따라 많은 노동자들이 주소를 옮겨 지역 인구증가에도 나름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든 소비는 지역에서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노조라고 해서 항상 투쟁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는 더욱 많은 공헌활동을 통해 지역과 상생하는 노동조합이 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많은 관심을 당부한다.

사진 왼쪽부터 정인호지부장, 홍명기 수석지부장, 송득호 탱크분회장, 김명열 조직국장. 이들은 한 목소리로 지역노동자들이 지역에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공사에 참여시켜 줄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사진 왼쪽부터 정인호지부장, 홍명기 수석지부장, 송득호 탱크분회장, 김명열 조직국장. 이들은 한 목소리로 지역노동자들이 지역에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공사에 참여시켜 줄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앞으로 어떻게 요구사항을 관철시킬 계획인지?

우리 조합원들이 모두 들어가 현장의 일자리를 독차지 하겠다는 것이 아닌 만큼 원청과 발주처, 당진시 등이 전향적인 자세를 가지고 우리의 요구에 답변해 주길 바란다. 지역의 능력 있는 노동자들이 일거리가 있음에도 배제 당해 타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돌이 생활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은 일이다. 
당진시가 시민인 노동자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본이 지역과의 상생협약을 모른 척 한다면 노동자들은 끝까지 투쟁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부당한 상황을 타파하고, 노동자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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