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인전 ‘때가 됐나 봄’ 선보인 이은미 화가  

25일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아트토픽에서 만난 이은미 화가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와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25일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아트토픽에서 만난 이은미 화가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와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이은미 화가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질긴 운명과 같았다고 했다. 떠나갈듯 하면서도 평생 자신의 곁을 지켜준 친구였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셨는데 부침이 심했죠. 하필 미술을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고등학교 시절에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서 한동안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언감생심이었죠”

두 명의 남동생이 있던 장녀인 이은미 화가는 20살도 되기 전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만했다.

하지만 수년의 세월이 흘러 미술이란 단어가 가물가물 해질 무렵 인연은 그녀에게 손짓을 보냈다고 한다.   지인의 소개로 급하게 미술강사 대타로 나선 것이다.

화가가 된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작품. 이 화가는 힘은 들지만 화가의 길을 선택한 것이 행복하다고 했다.
화가가 된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작품. 이 화가는 힘은 들지만 화가의 길을 선택한 것이 행복하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어렸을 적 주일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지도해 본 경험이 있고, 무엇보다 그토록 좋아했던 미술을 할 수 있었던 탓에 힘은 들었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뒤로도 결혼과 육아 등으로 인해 미술과의 인연은 아슬아슬 했지만 그래도 아주 끊어지지는 않았다. 

“흰 종이에 낙서(그림)를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곤 정말 미술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미술 때문에 힘든 일도 많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게 해주는 것도 미술이었죠”  

그러나 능력 있는 미술선생님으로 인정받을수록 이상하게도 갈증은 더 심해져만 갔다고 한다.

미술강사로 살아온 20여년 세월이 보람은 있었지만 자신만의 작품을 탄생시키는 화가와는 엄연히 다른 삶이었던 탓이다. 

이은미 화가는 너무 힘들거나 심오한 그림보다는 일상의 소소함을 담는 것을 좋아한다.
이은미 화가는 너무 힘들거나 심오한 그림보다는 일상의 소소함을 담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일이건 했다하면 똑 부러지는 성격의 이 화가는 미술을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이 서자 과감하게 아동조형미술학과에 입학했다. 일과 병행해야 했던 탓에 몸은 녹초가 됐지만 너무나 간절했던 터라 마음은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 후 강산이 한번 변할 정도의 시간이 지난 2016년 경 세상은 미술강사가 아닌 화가 이은미로 인정하기 시작했고, 그토록 심했던 갈증도 사그라들었다.

오는 30일까지 아트토픽갤러리(관장 박라정)에서 4번째 개인전 ‘때가 됐나 봄’을 선보이고 있는 이은미 화가는 늦게 시작한 만큼 그림을 통해 더 보람 있는 삶을 살겠다는 소망을 이야기했다.

“미술과 함께 제 인생을 받쳐준 한 기둥이 신앙이었어요. 앞으로는 암울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화가와 신앙인으로서 노력할 생각입니다. 일단 그림을 판매하면 일정 부분을 선교헌금으로 기부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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