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도정 매진하겠다"
친일파 발언…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등 국회·중앙부처 예산 확보 차질 우려

김영환 충북지사는 16일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친일파 발언에 대해 민감한 표현을 대해 오해의 소지를 끼쳐 도민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김대균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는 16일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친일파 발언에 대해 민감한 표현을 대해 오해의 소지를 끼쳐 도민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김대균 기자

[충청뉴스라인 김대균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는 발언으로 들끊는 민심에 "민감한 표현으로 오해의 소지를 만들어 도민께 심려끼쳐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김 지사는 16일 오후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페이스북 글 중 '친일파'라는 표현 때문에 논란이 있던 것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친일파라는 말은 우리 근현대사를 통해 한 개인이나 집단을 저주하는 가장 혹독한 '주홍글씨'"라며 "그렇기 때문에 진짜 친일이라면 바보가 아닌 이상 스스로 친일파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강제징용 제3자 변제 방식을 지지하는 것은 변함없다"며 "한일외교를 복원하고 미래를 향한 윤 대통령의 외로운 결단에 공감을 보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결단은 박정희의 한일협정, 김대중의 문화개방과 같은 구국의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 더욱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오로지 도민 여러분만 바라보며 도정에 매진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앞서 사태가 불거지자 "사과할 문제가 아니다"라던 주장에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그때 사과하면 3자 배상안이 온당하다는 주장이 묻힐 가능성이 있었다"며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부담을 주지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답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국 관계 개선의 발목을 잡은 강제징용 피해 배상이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되겠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애국심과 충정의 강조였는데 많은 논란을 빚고 말았다"며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안타깝지만 모두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SNS 활동에서 대서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있다"며 "충북의 지역세로 볼 때는 도움이 될 때가 있는 만큼 앞으로 좀 더 신중하고 절제 있는 표현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충북도보훈단체협의회원들은 충북도의회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를 생각하며 정부의 판단을 응원한 글이 왜 친일로 몰려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충북 발전에 몰두하는 김 지사의 도정에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도청 본관 앞과 서문에서 '기꺼이 친일파 망언 김영환 지사 사과하라'는 피켓 시위로 항의해 출입문을 막기도 했다.

또 민주노총 충북본부도 서문에서 정부의 강제동원 협상 중지와 김 지사 친일파 망언 규탄 집회를 열었다.

김 지사의 친일파 발언에 대한 적절치 않은 반어법 사용으로 대내외 정치 입지를 굳히기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직무수행 평가 여론조사에서 전국 17개 시·도 단체장 중 상승폭이 가장 높았지만 이 상태로 유지가 어렵다는 여론이다.

김 지사의 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로 연계된 대청호·충주호·괴산호 3대 권역을 중심으로 한 351개 사업 추진에도 정치적 논리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사태로 국회·중앙부처에서 풀어야 할 예산 확보 등이 산적한 과제로 남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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