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골이란 캔버스에 아이들의 소중한 성장 담겠다”

장경희·김영자 부부는 도적골 교육농장은 물론 3년 전부터는 ‘흙 살림 학교’라는 마을학교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정성을 쏟고 있다.
장경희·김영자 부부는 도적골 교육농장은 물론 3년 전부터는 ‘흙 살림 학교’라는 마을학교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정성을 쏟고 있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가진 것 이라곤 열정 밖에 없던 30대의 젊은 화가부부가 맨손으로 고향에 돌아왔다. 그리곤 세상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서산시 대산읍에서 도적골 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경희(63)·김영자(62) 부부의 이야기다. 7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두 사람은 여전히 가진 것은 없다며 사람 좋게 웃었다. 대신 도적골이란 새로운 캔버스와 아이들이란 귀한 소재가 생긴 탓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도적골 교육농장은 하나에서 열까지 자연친화적인 요소들로 이뤄졌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도적골 교육농장은 하나에서 열까지 자연친화적인 요소들로 이뤄졌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자연에서 살기를 택한 이들 부부는 자연만큼이나 사람을 소중하게 여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교육농장일지도 모른다.

10년하고도 몇 년 전 지역신문에서 교육농장이란 것이 있다는 것을 접했을 때만해도 이것이 운명이 되리라고는 부부는 물론 주변 사람들도 예상치 못했다.

열정이 충만한 예술가 부부라는 것 빼곤 하나에서 열까지 녹록한 것이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현재의 도적골은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교육농장 중 하나다.

도적골의 교육방식은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은 흙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해간다.
도적골의 교육방식은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은 흙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해간다.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교육농장에 비하면 소박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이들 부부의 진심은 도적골을 첫 방문의 감탄보다는 나갈 때의 여운이 긴 알짜배기 장소로 만들었다.

자연과 흙 속에서 미술작업을 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봤듯 이들 부부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무언가를 깨닫기를 바란다. 인위적인 것을 최대한 배제하고, 큼직한 것부터 작은 교구 하나도 직접 만드는 수고로움을 마다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적골의 많은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흙속동물 인형극 하기’. 단순하기 그지없는 인형극이지만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울고 웃는 정화의 시간을 선사한다.​
​도적골의 많은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흙속동물 인형극 하기’. 단순하기 그지없는 인형극이지만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울고 웃는 정화의 시간을 선사한다.​

어린아이부터 고등학생까지, 때로는 어른들도 방문한다는 도적골은 아주 작지만 분명 변화를 일으킨다.

껌 좀 씹었다거나 의욕이나 생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던 아이들이 도적골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면 자아와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장경희·김영자 부부는 여전히 화가다. 하지만 이들이 꿈꾸는 인생 역작은 따로 있다. 도적골이라는 캔버스에 자연과 함께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으려 하는 이들 부부가 만들어낼 불후의 명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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