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상청의 독도 일본 땅 표기, 국민적 공분 가운데 부각

‘서해의 독도’라 불리는 격렬비열도 전경
‘서해의 독도’라 불리는 격렬비열도 전경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가세로 태안군수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최서단 영해기점인 격렬비열도는 해양영토 수호 등을 위해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요충지로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서해의 독도인 격렬비열도를 지켜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가 군수의 이 같은 당부에는 최근 태풍 힌남노 발생 시 일본 기상청이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기하는 도발을 감행한 것에 대한 경계가 담겨져 있다.

‘서해의 독도’라 불리는 격렬비열도도 과거 중국인의 매입 시도 등으로 순탄치 못한 세월을 겪어온 까닭이다. 

실제로 서해의 독도라는 별칭과 달리 격렬비열도는 그동안 독도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독도가 일본과의 관계로 국가적인 관심을 받아온 것에 비해 격렬비열도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국민들이 잘 알지 못했던 서해의 작은 섬에 불과했다.

이런 무관심 속에 중국 어선들이 무단으로 배타적 경제 수역(EEZ)을 넘어와 격렬비열도 인근에서 어업을 하다 국내 어민과의 마찰을 빚었고, 급기야는 중국 측에서 2012년 격렬비열도 매입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국민들이 큰 충격에 빠지기도 했었다.

서해의 요충지인 격렬비열도가 중국인 소유가 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결국 정부는 2014년 격렬비열도에 대해 외국인 토지거래 제한 조치를 내렸고 태안군도 작은 무인도를 지키기 위해 적극 나섰다. 

가세로 군수는 2018년 취임 후 곧바로 해수부 등 정부 부처를 찾아 격렬비열도의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을 건의했다.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 시 격렬비열도가 거점항만 및 전진기지로 개발되는데, 이 경우 해경 출동시간이 단축돼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 단속이 쉬워지고 주변 어선들의 피항지로도 활용할 수 있는 등 해양영토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점을 적극 알렸다.

2019년에는 태안군을 비롯한 도내 15개 지자체가 충남시장군수협의회에서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을 위한 공동건의문을 발표했고, 2020년에는 태안군·충남도 공동 주관으로 격렬비열도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어 국회 차원의 관심을 촉구했다. 

2020년 전국 카약커 46명의 참여 속에 개최된 ‘카약 타고 서해의 독도 격렬비열도까지’ 챌린지 모습.
2020년 전국 카약커 46명의 참여 속에 개최된 ‘카약 타고 서해의 독도 격렬비열도까지’ 챌린지 모습.

특히, 2020년 전국 카약커 46명의 참여 속에 개최된 ‘카약 타고 서해의 독도 격렬비열도까지’ 챌린지가 KBS ‘다큐멘터리 3일’에도 방영되면서 격렬비열도의 가치를 전 국민에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태안군과 충남도, 그리고 국민들의 관심으로 촉발된 격렬비열도의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 노력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지난 2020년 정부의 ‘2030 항만정책 방향 및 추진전략’ 및 ‘제4차(2021~2030) 전국 항만기본계획’에 격렬비열도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 관련 사항이 포함된 데 이어 올해 6월 항만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격렬비열도는 국가관리 연안항의 지위를 갖고 서해 바다를 지키게 됐다.

격렬비열도는 태안군 안흥항에서 서쪽으로 52km, 배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작은 섬 여러 개가 마치 열을 지어 나는 새와 같다고 해 독특한 이름이 붙여졌다. 

중국 산둥반도까지 268km에 불과해 ‘맑은 날이면 중국의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다. 그만큼 군사 요충지이자 우리나라 최서단 영해 기준점으로서 격렬비열도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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