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의 계절인 가을이 돌아왓다. 우리나라도 올레길이나 둘레길 등 트래킹 코스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걷기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늘어났고 하이킹 및 트래킹 인구도 급증하고 있다.

자연을 만끽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방법으로 걷기는 최고의 수단임에 틀림없다. 이렇듯 걷기 여행에 빠진 이들에게 아마도 뉴질랜드는 '천국'이라고 자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질랜드에는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걷기 여행 트랙으로 구성돼 트랙마다 만나게 되는 다채로운 대자연의 경관은 울창한 원시림으로부터 빙하와 해안, 목장까지 무궁무진하여 찾는 이들의 눈길을 미료시킨다.

많이 알려진 대로 피터잭슨의 영화 '호빗'과 '반지의 제왕'의 촬영지가 뉴질랜드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할 수 없는 광활한 대자연을 가진 곳이 뉴질랜드뿐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그랬듯 걷고 또 걸어도 계속해서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지는 뉴질랜드는 그래서 걷기 여행의 천국이다.

뉴질랜드에는 '그레이트 웍스(Great Walks)라고 불리는 9개의 대표적인 하이킹 트랙이 있다. 그리고 이 가운데 런던의 한 잡지가 표현한 대로 '지구상 가장 아름다운 트래킹'이라 불리는 밀포드 트랙(Milford Track)이 제일 유명하다.

피오르드랜드에 위치한 밀포드 트랙은 일방통행으로 트랙이 시작하는 테아나우 호수의 선착장에서 시작해 종착지까지의 총 거리가 53킬로미터에 달한다.

당장이라도 판타지 영화의 주인공들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이 곳은 깍아내릴 듯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청정 호수와 끝이 보이지 않는 산봉우리,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웅장한 계곡 등을 지나 완주하는 데 꼬박 4일 정도가 걸린다. 큰 산 기슭을 둘러 걷는 한국의 둘레길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밀포드 트랙은 연간 1만4천 여명이 찾는 인기 코스로, 예약이 필수다. 뉴질랜드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에 포함돼 있는데 하루 50명만이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트랙의 특징은 수많은 폭포와 싱그러운 우림지대, 환상적인 경치와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다.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므로 비에 대비한 등산장비와 의류 또한 필요하다.

개별여행으로 밀포드 트랙을 걷는다면 숙소는 산장뿐이다. 캠핑은 허락되지 않으며 반드시 4일 안에 트래킹을 마쳐야 한다.

 

 

가이드 트랙킹도 가능한데 일반 산장이 아닌 더운물로 샤워하고 식사가 제공되며 짐도 운반해 주므로 편리하고 조금 느긋하게 할 수 있어 5일안에 완주하게 된다. 두 가지 모두 전문 산악인이 아니라면 11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만 입산이 가능하다.

밀포드 트랙은 테아나우 호수 부근의 울창한 원시림으로부터 출발한다. 걷는 내내 쥬라기 공원과 반지의 제왕, 아바타와 같은 영화의 팬이라면 익숙히 보아 온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다양한 야생조류들이 이 아름다운 산길을 안내한다.

원시림을 지나 협곡을 걷다 보면 200미터가 넘는 폭포의 다채로운 절경이 눈 앞으로 쏟아진다. 서던 알프스 산맥으로부터 시작하는 물줄기다.

이 중 서덜랜드 폭포는 낙차가 무려 600여 미터에 이른다.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폭포다. 이 곳을 여행할 때는 별도의 물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트랙의 전 구간에 걸쳐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 흐르기 때문이다.

트랙의 중간쯤에는 밀포트 트랙을 처음 탐험한 탐험가 퀸튼 맥키논(Quintin Mackinnon)의 이름을 딴 맥키논 패스가 기다리고 있다. 트래킹 코스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맥키논 패스에서는 주위로 펼쳐진 고산연못들과 거대한 빙하가 만든 웅장한 클린턴 캐니언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밀포드 트랙을 걷는 여정은 뉴질랜드 남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히는 밀포드사운드에서 끝이 난다. 피오르드 국립공원 내 유일한 주거지역인 밀포드 사운드는 오직 여행객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러드야드 키플링이 '세계 8번째 불가사의'라고 묘사한 바 있는 밀포드사운드는 빙하시대에 빙하의 흐름에의해 형성된 자연의 신비로, 마이터 픽 가까이에 있는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265m나 된다.

밀포드사운드는 날씨에 관계없이 언제나 절경을 보여준다. 맑은 날은 당연하고 비가 오는 날은 대신 빗물로 만들어진 폭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밀포드사운드는 뉴질랜드의 피오르드 중에서 가장 접근이 용이한 곳으로, 다양한 투어가 가능하다. 배를 타고 당일치기로 유람 여행을 하는게 가장 보통이지만, 보트를 전세내서 1박을 할 수도 있다. 경비행기 투어, 바다 카약 사파리, 또는 다이빙 여행도 가능하다.

시간이 한정되어있는 여행자들을 위해 일일여행으로 밀포드트레킹을 하루 경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일일여행 프로그램은 버스로 테아나우 다운즈에 도착하여 테아나우 호수 북단까지 크루즈로 이동한 다음, 고산 경치를 감상하고 왕복 약 11킬로미터의 원시 너도밤나무 숲을 걷는 코스로 이루어진다. 가이드의 안내로 토종 새들과 식물을 관찰하고 트랙에 얽힌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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