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블록 없는 횡단보도 10년 동안 방치 ‘눈총’

▲ 청양군 읍내사거리의 횡단보도가 2곳은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이 설치되 있고 나머지는 화강판석이 깔려 있는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동안 청양군이나 장애인 단체 등에서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청양군이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점자블록)이 설치되지 않은 횡단보도를 10년이 넘도록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을 대하는 부끄러운 민낯이 여실히 드러난 문제의 현장은 청양군에서 제일 번화가인 청양문화원 앞 읍내사거리 횡단보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르면 횡단보도 양단에는 의무적으로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을 설치해야하나 이곳은 4개 중 2곳만 설치돼 있고, 나머지는 화강판석이 깔려 있다.

더 큰 문제는 청양군 장애인 및 공사 담당 부서 등 어느 곳도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

지난 9일 군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당시 공사 관련 서류는 보관기간이 지나서 찾기 어렵고, 담당자도 계속 교체돼 무슨 이유로 2곳에만 점자블록이 설치됐는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다만 인터넷의 위성사진을 찾아본 결과 2009년에도 현재와 같은 모습이었고, 그동안 문제가 제기된 적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답변,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이유는 미궁에 빠진 상태다.

한국시각장애인협회를 비롯한 여러 관련 기관의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활동가 A씨는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 절반만 시공을 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가는 일이지만 그 긴 시간동안 관계 공무원이나 장애인 관련 단체 등에서 몰랐다는 것도 큰일”이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수준의 정도가 국가나 지역의 선진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요즘 장애인에 대한 이런 무관심은 지역의 위상을 깎아 먹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11일 청양군 관계자는 “의무사항인 만큼 조속하게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발주 의뢰 후 며칠 안으로 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양군시각장애인협회에 문의한 결과 현재 85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으며 미 가입 회원까지 합하면 300여명의 시각장애인이 청양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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