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지난해 13만4887건 발급, 12월~1월에 몰려
시대의 기류에 신 풍속도 '확산'…가족→개인 중심 '다변화'

 

▲ 충북지역에 신 풍속도로 설 명절 황금연휴기를 맞아 여권 발급이 급증했다./김대균 기자

[충청뉴스라인 김대균 기자] 기해년 황금돼지해에 설 연휴를 맞아 가족과 친지를 만나기 위해 귀성길에 올랐지만 1인 가구·핵 가족화와 경제 침체로 설 풍속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 풍속도…가족 중심에서 개인 중심 기류 '심신 휴식'

일년에 한번 뿐인 설 명절을 맞은 집 곳곳은 '썰렁'한 흔적을, 공항은 '북적'대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차례상 준비로 스트레스인 명절 증후군(일명)을 풀기 위해 각자 형편에 맞춰 온 가족이 심신을 즐겁게 보내겠다는 신 풍속도가 시대의 기류로 확산되고 있다.

혼자만의 설을 보내겠다는 '혼설족'도 늘고 취업준비 등 젊은층이 '잔소리' 시간으로 피하고 싶고 휴식시간을 갖고 싶다는 점차 사례도 늘고 있는 추세다.

가족 중심의 부모세대와 개인 중심의 각 세계관을 가진 청년세대들의 다양한 가치관의 충돌로 민족의 대명절인 설 풍속도가 급격하게 다변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해마다 급증하는 여권 발급…황금기는 '해외에서'

충북도내 지역이 매해 1월이면 여권 발급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7일 가량의 황금연휴를 얻어 설 명절에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동안 여권발급 건수는 모두 13만 4천887건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1월에 1만7천187건이 발급돼 일 년 중 가장 많이 늘었고 12월에 1만3천319건, 11월 1만 1천635건, 10월 1만1천580건으로 매달 1만여 건 안팎으로 여권이 발급됐다. 

지역벽로는 도청 민원실이 4만8천439건으로 가장 많았고 청주시 서원구청이 2만6천454건, 충주시가 1만7천240건, 제천시가 1만674건 순으로 도시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을 보였다.

군 지역에는 진천과 음성이 6~7천 건인 반면 괴산 2천221건, 보은 2천288건, 단양 1천919건으로 나타나 인구가 적은 지역의 현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1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말일기준 도내에는 모두 1만4천511건의 여권이 발급됐으며 도청 민원실이 5천303건, 청주시 서원구가 1천793건, 충주시가 1천793건, 제천시 1천197건 등이며 군 지역은 대부분 지역이 1천건 미만이다.

이와 관련 12월과 1월에 여권 발급 신청이 몰리는 이유는 설 명절 연휴동안 해외 여행객이 증가한 것과 연결된다.

이 같은 여권 발급 급증세는 다음해에도 평균 수준을 뛰어 넘을 수 도 있다는 예측이다.

전국적인 현상을 가져오는 여권 발급은 기존에 3일이면 발급되는 받을 수 있었지만 처리기간이 늘어 날 정도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 관광업자는 "결혼시즌인 봄·가을철 이외에 여름휴가철에 해외여행이 몰렸으나 최근 몇년 사이에 설 명절 등 황금연휴를 겨냥해 몇달 전부터 사전예약 비행기 티켓을 문의하는 관광객들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청원구 남이면에서 자영업을 하는 최 씨는 "자영업으로 평상시에 가족들과 여행하는 것는 엄두도 못낸다. 이번 설 연휴에 필리핀으로 여행을 택했다”고 전했다.

공무원인 율량동 김(36)씨는 "황금연후에 연차를 더하면 일 년 중 가장 긴 휴가기간를 보내고 올수 있다. 설 차례를 마치고 가족들과 동남아 여행을 즐기고 오겠다”고 말했다.

반면 설 명절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안타까운 지적도 있다.

청주에서 4대가 모여 사는 박 씨는 "시대가 변한다고 설 명절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은 어느 때보다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옛부터 동방예의지국으로 조상님과 가족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고 씁쓸한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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