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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교실에서 배운 가장 값진 단어는 ‘희망’서산YMCA 이주노동자지원센터, ‘벗과 상담자, 든든한 지원군 역할까지’
방관식 기자  |  afgm5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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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6  1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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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한글교실에 참석한 이주노동자들. 한글교실은 이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아는 아빠, 엄은 엄마”
일요일이었던 지난 5일 오후 텅 비어 있던 서산YMCA사무실에 갑자기 생기가 돈다.
서산YMCA 이주노동자지원센터(위원장 한기홍)가 운영하는 ‘이주 노동자 한글 교실’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4년 전부터 시작한 한글교실을 거쳐 간 사람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캄보디아, 몽골, 중국, 이집트,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간다 등 다국적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현재는 14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무더위 속에서도 한글을 배우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 이들에게 한글교실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

   

서산YMCA에서는 한글교실 이외에도 이주노동자들에게 무료진료의 기회를 제공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타향살이도 아닌 타국살이에서 견뎌내야 하는 팍팍한 일상을 이곳에서는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서툰 발음으로 한 단어씩 말해보고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는 모습이 짠하게 느껴진다.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만큼 사연도 각양각색이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이 땅을 찾은 사람들도 있고, 요즘 언론을 통해 조명 받는 난민지위를 가진 이들도 있다.
과거보다야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식과 처우가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상식 이하의 횡포를 감내해야만 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못한 이주노동자들의 처지는 더 열악하다. 국가적인 관심이 다문화이주여성과 그 가정에 집중돼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배려는 뒷전인 상황에서 한글교실은 한국말과 글을 배운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곳은 이주노동자들이 힘든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 할 수 있는 상담창구의 역할은 물론 인권과 경제적 권리 등의 법률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도 한다. 

   

한글교실에서 한국사회 이해를 위한 다양한 문화체험을 즐기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모습.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 잠시나마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한글교실의 보너스다.
한글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유재연, 신익선 씨는 이주노동자들의 수업에 더 많은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단다. 일반적인 의사소통은 물론 근로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문화적인 차이에 대한 적응력과 부당한 차별에 대한 대응법 등 짧은 시간에 가르쳐야 할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격무에 시달리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달콤한 휴식의 유혹을 뿌리치고, 일요일 날 이곳을 찾는 다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임을 알기에 단 한명의 학생이 찾아와도 유재연, 신익선 씨는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이는 이주노동자들은 한국말도 잘 배우고, 돈도 많이 벌고 싶다고 했다. 개중에는 시험에 통과해 다시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힘들지 않느냐?”, “억울한 일을 당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을 못한다.
서툰 한국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돌아가야 할 고국이 있고, 가족이 있는 이들에게는 지금의 힘든 현실보다 훨씬 중요한 무엇인가가 가슴 속에 있는 탓이다.
한글과 한국말은 희망이란 시를 써 내려가는 수단이요, 희망가를 부르는 도구다.
대한민국이 희망의 땅이 될지, 기억하지 조차 싫은 절망의 땅이 될지는 우리가 이들을 이웃사촌으로 받아들이느냐, 아님 영원한 이방인으로 남겨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한동안 방학이라며 환하게 웃는 이들은 당신에게 이웃인가?, 혹은 이방인 인가? 
한번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봐야할 때가 온 것은 틀림없다.

[미니 인터뷰] 서산YMCA 박상언 사무총장
“외국인 근로자들의 꿈 이룰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 

   
 

한글교실이 가지는 중요한 의의는 무엇인지? 
한글교실은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또한 의사표현을 위한 언어습득이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삶을 좌우하는 만큼, 제대로 된 교육기회를 갖기 힘든 이주노동자들에게는 무엇보다 필요한 시간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앞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수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그리고 학생들의 반응은?
수업은 매주 일요일 오후 3에 시작해 1시간 정도 진행된다. 4년 동안 많은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했는데 한국어 자격시험을 봐서 재취업을 하는 성공적인 사례도 있다.
수업시간에는 기본적인 의사소통부터 시작해 임금과 노동시간 등 일과 직접적으로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도 교육을 하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가 한국에서의 성공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수업 태도도 열성적이다. 고단한 노동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 수업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현재 서산지역 이주노동자들의 현황은 어떤지?
서산시가 타 시군에 비해 성장세가 가파르다 보니 이주노동자들이 많은 편이다.
현재 5천여 명 이상의 이주노동자가 서산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행정기관의 관심이 더욱 절실한 실정이다.
타 시군의 경우 이주외국인 지원센터가 있는데 서산은 아직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해 운영비를 지원하는 만큼 민간단체에서 챙기지 못하는 부분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서산시의 경우 민항유치와 대산항 개항 등 외국인 유입 요소가 많은 만큼 이주외국인 지원센터의 필요성이 더 높다.

한글교실 외에도 다양한 사업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데?
한글교실과 함께 이주노동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 무료진료인데 서산지역 8개 병원이 동참해줘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른 유관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이주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경우 인권센터나 변호사 등을 소개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각종 문화체험도 병행하는 중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행정기관의 배려와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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