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기막힌 인사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고르고 골랐다는 안대희 총리후보자는 물론 문창극 후보자까지 청문회 문턱에도 못가보고 연달아 자진사퇴했다.

거기다 정홍원 국무총리의 유임까지, 두고두고 입방아에 오를 인사다.

안대희, 문창극 후보자의 허무한 퇴장은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함과 부패를 척결하기위해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선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정홍원 국무총리의 유임은 몇 개월 간 줄기차게 외쳐온 국가개조는 물론,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반성의 눈물조차 의심받게 하고 있다.

박 대통령도 고심은 했을 것이다. 예로부터 위정자들은 인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성군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는가하면 반대로 무능한 인물로 역사에 기록됐기 때문이다.

최고 통치자의 입맛에만 맞으면 됐던 과거와는 달리 국민의 냉정한 잣대를 통과해야만 하는 요즘이 인재를 찾기가 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인재를 발굴하고, 사용하는데 있어 처음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미숙한 모양새를 드러내고 있다.

취임 초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닷새 만에 자진사퇴 한 것을 비롯해 장·차관급 후보자 5명이 허망하게 낙마했다.

반대를 무시하고 자리에 앉힌 대변인은 해외에서 나라망신을 시킨 끝에 사퇴했고(쫓겨났다는 표현이 맞다), 청문회부터 자질논란을 일으켰던 해수부 장관은 연이은 말실수와 부적절한 행동으로 경질됐다.

현직에 있는 인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무총리와 안전행정부 장관 등 현직 고위 인사들 상당수가 청문회에서 위장전입 등의 불편한(?) 사실이 밝혀져 수차례 머리를 조아린 끝에 임명장을 받을 수 있었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정부는 약속했지만 안대희, 문창극  후보자 사태로 또 공수표가 됐다.

사실 우리 국민들이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들에게 바라는 바는 소박하기 그지없다.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면 재 때 군대 갔다 오고, 자기 자식만 좋은 학교 보내려고 혹은 땀 안 흘리고 공돈 좀 벌어보겠다고 위장전입을 일삼는 등의 놀부 심보만 없으면 절반 이상은 통과다.

그런데 이 사소한 기본 조건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인재가 주변에 지천으로 깔려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 씁쓸한 것은 정부가 국민보고 눈높이를 낮춰달라며 읍소, 스스로 무덤을 팠다.

일이 이쯤 되자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의 인재관에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고, 일부는 ‘대한민국에 그렇게 인재가 없나’ 하는 자괴감에 빠져들고 있다.

촉한의 유비가 제갈량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은 것이나 조조가 천하의 인재를 모으려고 구현령(求賢令)을 발표한 것도 다 인재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재등용에 있어 유재시거(有才是擧)의 원칙을 내새웠던 조조도 횡령과 청탁 등 사회적 비리에 대해서는 측근이거나 아무리 유능한 재능을 가진 인물이라도 가차 없이 내쳤다.

박 대통령도 진정으로 국가개조를 원한다면 함량 미달의 측근들을 멀리하고, 제대로 된 인재부터 찾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재를 찾는 속 좁은 짓도 그만해야한다.

제대로 된 인재를 찾기가 어려운가? 그렇다면 대통령이 직접 삼고초려에 나서볼 일이다.

 
 

저작권자 © 충청뉴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