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훈 청양경찰서 정보보안과장

 
청양에서 생활한지 1년 반이 되어 간다. 귀농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귀촌 귀농한 청양에서의 생활은 우습지만 스스로 대단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1년에 쌀 한가마니 값으로 농지를 임대하여 마늘, 고추, 감자, 옥수수, 상추, 토마토, 콩을 심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2시간 정도, 주말에는 틈나는 대로 아내와 함께 농사도 지었다. 수확이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가느다란 마늘쫑도 1년 먹고 나눠 줄 만큼 수확했다. 무농약을 고집하다 보니 잡초가 무성하다. 밭농사는 풀과의 전쟁이라고 하는데, 역시 풀을 이길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동네 분들에게 품삯을 드리고 김매기를 했는데, 주말동안 하고서도 1고랑이 남았다. 다음 주말에 혼자 마무리하기로 하고 일을 마친 후 주말에 다시 가본 밭에는 풀이 하나도 없었다. 이웃집 아주머니가 지나다 하시는 말씀! “그냥 두자니 못할 것 같아서 몇 분이 남은 풀을 매줬네! 하하하” “.........” 이렇게 선하고 인자하고 눈물나도록 감동을 주는 분들이 사는 곳이 청양이다.

 요즘 ‘삼시세끼’라는 TV프로그램이 대단한 인기다.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청양은 귀촌귀농 인구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한 군청의 지원도 체계적이고 풍부하다. 귀농을 체험하면서 도시에서 오는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시골에 내려와 집터든 농사지을 땅이든 구입한 후에는 내 땅을 표시하기 위해 무리해서 경계측량을 하지 말 것!, 시골은 인접한 땅도 그저 서로 섞여가며 사용하는데, 도시에서 온 사람들은 스스로 자기 구역을 표시하고 이웃과 선을 긋는 우를 범한다. 땅이든 마음이든 담을 싸면 시골과 친해지기 어렵다. 오히려 선을 긋지 않으면 뭐든지 다 얻을 수 있다. 이것이 시골 인심이다.

 경찰은 주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무엇이든 한다고 외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마음을 열고, 눈을 맞추고 무슨 얘기든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차량순찰 중에 읍내까지 도로변을 걷고 있는 할머니를 만나면 태워다 드리고 병원까지 모셔다 드리고, 먼저 말을 건네고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청양경찰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본다. 2년째 지속 시행하고 있는 돌봄서비스도 그러한 취지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농번기, 새벽부터 바쁘게 일하시는 농민들에게 도와 줄 것이 없나 물어보고, 혹시나 빈집털이가 발생할지 모르는 곳곳을 순찰하고, 농기계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대신 운전해 드린다. 치매나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의 집도 청소해 준다. 경찰이 할 일에 한계선을 긋지 않고 군민과 눈을 맞추며, 주민과 대화하고 원하는 것을 주고 나누는 경찰!, 이러한 청양경찰은 군민들은 ‘잘한다’고 말씀해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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