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성 청양소방서장

 
한식은 동지로부터 따져 105일째 되는 날로 양력으로는 대략 4월 5일경이다. 절기상 으로 청명․식목일과는 일자가 같거나 매번 그 전후에 있어 대략 청명․한식을 같이 부르고 있다. 예로부터 한식은 무엇을 해도 탈이 없고 손 없는 날이라 해서 사초를 고치거나 농가에서는 논밭둑을 손질하는 등 한창 농삿일에 바쁜 시기로 여겼다.

또 나무를 심기에도 계절적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설에 의하면 불(火)과도 연관 있다고 해서 그런지 이때는 유난히 봄철 산불도 잦다. 

1947년 제1회 식목일행사가 서울 사직공원에서 시작된 이래 올해로 70회를 맞는 식목일은 조선시대 농사를 장려한 임금이 손수 밭을 갈거나 나무를 심었다는 데서 직접적인 유래를 찾고 있다. 이러한 덕에 식목일은 해방이후 부터 일찌감치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고 6.25를 거치며 황폐화된 산림은 꾸준한 관리로 오늘날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림은 매우 광범위하여 한 번 산불이 발생하게 되면 다수의 인력과 장비가 동원되고 그 피해 또한 대규모로 번져 걷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산림과 인접한 인근주택과 국가 중요시설, 문화재 등이 소실되는가 하면 산불발생지역에서는 토양유실과 산사태 등 2차적 피해로 이어져 많은 피해가 우려되는 게 현실이다. 

최근 충남도 통계에 따르면 5년간 봄철기간(3~5월) 중 평균 911건의 화재로 6명의 사망자가 발생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평균 10건의 화재가 발생한 셈인데, 이 중 야외와 산․들불화재는 369건으로 전체 건수의 40%를 상회하고 있을 정도다.

더욱이 ‘14년도에는 5년평균 대비 전체 화재사고가 928건으로 약 1.9%증가한데 이어 인명피해 또한 11명으로 83.2%가 증가했다. 

청양소방서는 이와 관련해 3. 1일부터 5. 31까지 봄철 화재예방대책 특별기간 동안 산불 등 화재예방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산불의 90%가 봄철인 3~4월에 집중되고 있는데에는 해빙기가 끝나면서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이상기온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주 원인은 무엇보다 실화와 소각산불이 75%이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본다면 결국 우리에게 산불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에 가까운 셈이다.

이같은 산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산림인근에서의 농산물폐기와 논․밭두렁 무단소각 등 화재 유발행위를 사전 금지하고 입산 시 스스로에 대해 다시 한 번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

특히 산불은 진화보다 예방이 최우선으로, 예방과 진화, 복구의 전 과정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야 하며, 산불진화에 참여하는 전 기관이 일관된 협조체계를 구축하여 또다른 2차 피해가 없도록 힘써야 한다.

금년은 산불분야의 최고 권위 있는 제6차 세계산불총회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다.

이러한 중요한 해에 크고작은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가 집단인 소방이 나서 적극적인 계도와 홍보 안내에 힘써야 한다.

그리하여 반세기동안 이어온 식목일의 소중한 정신과 노력을 되새겨 더 이상 인재가 아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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