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웠던 시기, 해학적 비장미 서린 문장으로 표현

​강병철 소설가의 11번째 소설집 ‘열네 살, 종로’​
​강병철 소설가의 11번째 소설집 ‘열네 살, 종로’​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강병철 소설가가 최근 단편 소설집 ‘열네 살, 종로’를 발간했다. 불과 한 달 전 장편소설 ‘해루질’을 선보인 터라 문단에서도 그의 왕성한 창작열에 놀라고 있다. 

11번째 소설집 열네 살, 종로는 1969년 서해안 갯마을을 벗어나 서울로 유학을 간 소년이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사춘기 과정이 배경이다.

주로 중등학교 성장기와 군 복무 시기에 초점을 모으면서 70~80년대의  젊은 날의 현장 목소리를 담고 있다. 당시 중등학교로 군사문화가 들어서면서 총검술 등을 익히는 과정, 교련 시간이 되면 반장 대신 소대장이란 명칭을 사용하던 시대상이 주 내용이다. 

강 소설가는 부실 수업, 교련 검열, 반공웅변대회, 시국사범 수배, 두발 검사 등 다양한 사건을 특유의 해학적 비장미 서린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   

충남 서산 출생인 강 소설가는 시집과 산문집, 소설 등 총 23권의 책을 선보였다. 올해 출간한 시집 ‘다시 한 판 붙자’로 2023년 충남시인협회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공주와 서산 등에서 36년 동안 국어교사로 재직한 이후 한남대와 배재대 등에 출강했으며 2001~2010년 청소년 잡지 ‘미루’ 발행인과 대전과 충남에서 작가회의 지회장으로 6년 간 활동했다.

박명순 문학평론가는 “강병철의 소설은 그 감시와 처벌의 틈새, 특히 사각(死角)의 사잇길을 비집어 뒤틀어서 조명한다. 그렇게 현장을 증언하고 웃음으로 견디며 삶을 감내하면서 성장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그려내는 것이다”고 평했다.

강병철 소설가는 “이제는 지하철을 타도 독서에 집중하는 승객을 만나기 힘이 들지만 그런데도 내 책만큼은 느리고 진하게 쓰려는 중이다”면서 “그 척박했던 시국의 상처들을 상큼하게 변신시키도록 나름 고심도 했으나 어림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독자들의 눈길을 간절히 기다리며 앞으로도 그렇게 토로하며 글을 쓸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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