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맡긴 번짐의 매력

▲ '자연속으로(130x70, 지본담채)'. 윤승호 화가는 인위적인 것을 배제한 자연스러운 발묵법으로 우리 고유의 정서와 정신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자연스러운 먹의 퍼짐은 치밀하게 계산한 의도로는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경지를 선사한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화선지에 먹물을 떨어뜨리고 번짐을 바라보는 순간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의도가 없는 자연스러움에서 출발하는 것이죠”

21일 윤승호 화가는 한국화의 매력은 자연스러움에 있다고 했다. 지난 1977년 미대에 입학해 지금껏 그림을 그려왔지만 이 순간만큼은 아직도 설렌다.

윤 화가가 자신의 인생작으로 고민 끝에 선정한 ‘자연 속으로’는 현대 한국화의 진수를 담은 한 폭의 비경이다. 가장 기본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검은색의 번짐을 바탕으로 화려하지만 기품이 넘치는 다양한 색들이 물이 되고, 꽃이 되고, 구름이 되고, 하늘이 된다.

역사에 대한 관심이 자신을 한국화의 길로 이끈 것 같다는 윤 화가는 작품을 통해 오랜 세월동안 이어져 내려온 우리의 정서와 정신을 오롯이 지켜내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 세태에 조금이나마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 '풍산 삼귀정 소견(67x67, 지본담채)'

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화는 국내 미술계의 큰 축으로 자리 잡고 있었으나 서구화의 물결에 밀려 현재는 전공 화가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도 윤 화가는 꼿꼿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한국화의 길을 택한 후배 화가들에게 우리 것을 지켜가자는 의지를 보이기 위함이다.

윤 화가는 자신이 그랬듯 후배 화가들도 우리 것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갖기를 바랐다. 그래야만 흔들림 없이 자신이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탓이다.

과거가 있기에 오늘이 있고, 오늘이 있어야 미래도 있다는 윤 화가는 척박한 지역미술계의 징검다리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화선지를 앞에 놓고 붓 끝에 매달린 한 방울의 먹물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윤승호 화가. 그 모습이 그의 인생작이었다.

▲ 지난 1983년 서산미협 창립 멤버이기도 한 윤승호 화가는 충남한국화협회, 충청한국화협회(2대회장) 등에서 활동하며 국내 한국화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안견기념사업회 충남지회장을 역임하는 등 서산을 넘어 한국 미술의 큰 자산인 안견 선생을 조명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화가 윤승호는?

개인전 2회(서산시 문화회관 초대전, 수덕사 선미술관 초대전)

안견탄신기념 향기와 맥전, 한국의 부채전, 전국작가 초대전, 내포 아트페어, 코리아 아트페어 등 200여회 그룹전

한국미술협회, 서미회, 충청현대한국화회, 미술인연합회, 아라메조형작가회, 안견기념사업회 등 참여

팔봉중학교장 명예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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