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연도예, 지역 도예 활성화 위해 세상과 소통 준비 중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무언가를 함께 좋아한다는 것은 사람을 한층 친밀하게 만든다. 청연도예란 이름으로 인연을 맺은 박재숙, 한수민, 박경남, 박진옥, 노은지 씨는 흙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나이도 다르고 하는 일도 제 각각이지만 공방에 모였을 때는 친자매 부럽지 않다. 너무나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스승인 박재숙 도예가가 강산이 한번 하고도 또 반이 변할 만큼의 시간 동안 흙을 만졌다면 막내인 노은지 씨는 입문한지 4개월 된 왕초보다.
그럼에도 이들은 통한다. 5명이 원하는 결과물이 같은 탓이다. 하지만 이들이 마냥 희희낙락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도예란 것이 원래 쉽게 생각하고 덤빌만한 분야도 아니지만 정통과 기초를 중시하는 박 도예가의 지도방식 탓에 청연도예에서 흙을 만진다는 것은 녹록치 않은 작업이다.
일단 청연도예에서는 진득해야한다. 빨리 배우고 쉽게 작품을 만들기 보다는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자는 것에 5명이 합의했다. 그런 탓에 이곳에서는 자신이 쓸 조각칼 등 도구도 직접 만든다.
이렇게 차곡차곡 흙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손은 신통방통하게 변하고 있다.
평범했던 한줌의 흙이 호랑이가 포효하는 도자기로, 혹은 진한 향을 담아두는 찻잔과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보듬는 접시로도 변신한다.
가마에서 불을 막 쐬고 나온 작품과 마주하면서 느끼는 감정이 격정적인 희열이라면, 흙과 불의 조우를 바라보며 기다리는 시간은 자신을 뒤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다.
흙의 매력에 반한 다섯 여자는 작품이 하나하나 탄생할 때마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라고 했다. 누가 따로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지만 흙에서부터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거치다보면 마음속의 응어리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도예를 통해 조금씩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비법을 터득하자 새로운 길도 열렸다. 청연도예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수민, 박경남 씨는 제2의 인생으로 도예를 선택했다.
교사와 감각체험치료사란 직업을 가지고 있는 박진옥, 노은진 씨는 도예의 장점을 학생과 아이들에게 접목시키며 남다른 보람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이들은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도 만들었다. 청연도예란 이름으로 첫 회원전을 열고 그동안 함께 웃고, 울며 만든 작품들을 사람들에게 선보인 것이다. 회원들이 훌쩍 성장한 보습을 바라보는 박 도예가와 자신의 작품을 처음 세상에 선보인 한수민, 박경남, 박진옥, 노은지 씨 모두에게 벅찬 시간이었다.
이제 이들은 좋은 작품을 넘어 좋은 사람이 되어보려 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수많은 형태로 변하지만 욕심이 들어간 손길에는 결코 좋은 작품을 허락하지 않는 흙의 심성을 닮고 싶은 것이다. 일단 도예로 세상과 소통하자는 의미로 재능기부를 통한 다문화가정 도예교실을 첫 시작으로 삼았다.
혼자라면 힘들겠지만 다섯이라면 가능할 것 같다는 청연도예 회원들. 이들의 도자기 예찬은 끝이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