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빈곤 퇴치 위한 ‘Zero Hunger'전 준비하는 강현자 화가 

▲ 자신의 작품 앞에서 환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강현자 화가. 강 화가는 자신의 작품이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요, 우연히 피카소란 화가 이름을 어디선가 들었고, 막연하게 나도 유명한 화가가 돼서 작품을 팔아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30년이 훌쩍 지나서야 본격적으로 그 꿈에 도전하게 됐네요”

인간은 저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원하는 바를 얻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꿈을 이뤘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한 것도 아니다. 이런 세상사를 감안하면 전업화가 15년차인 강현자 화가는 행복한 사람이다. 자신의 재능을 타인과 나누고, 꿈을 이루는 과정을 통해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그의 모든 작품에는 양귀비꽃이 등장한다.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의 고단한 유학시절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준 것이 바로 양귀비꽃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작품이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양귀비꽃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중이다.

▲ 강현자 화가가 유엔세계식량계획 한국사무소에 기증한 ‘I LOVE AFRICA(Zero Hunger)’ 작품.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그림 속 주인공들이지만 도리어 보는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해 주고 있다.

어지간한 유명 작가가 아니고서는 그림을 팔아 생계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 강 화가 역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림 공부를 해야만 했던 고단하고 팍팍한 시절을 겪었지만 나름 특별한 사연을 간직한 탓에 어릴 적 꿈을 고집할 수 있었다고 한다.

“20대 초반 한 지인을 만났는데 그 분의 꿈이 유엔에 들어가 배고픈 여러 나라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때는 꿈이 나랑 비슷하구나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20여년이 지난 후 우연히 sns에서 보니 유엔세계식량계획 한국사무소의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더군요. 정말 감동이었고, 신선한 자극제가 됐습니다”

이렇게 인연이 이어진 이후 강 화가의 작품 속에는 양귀비꽃과 함께 아프리카 대륙의 사람들이 종종 등장하기 시작했다. 고단한 삶이지만 그림 속 주인공들은 환한 표정으로 관객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선사한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I LOVE AFRICA(Zero Hunger)’로 현재 유엔세계식량계획 한국사무소의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다.

▲ 강현자 화가는 지난 1~8일까지 서산시 아트토픽 화랑에서 열린 9번째 개인전 ‘Heaiing and Happines’에서 아프리카 소녀 ‘리베리’를 그린 작품이 가장 애정이 간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신의 추구해온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작품세계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신인작가상을 시작으로 국내외 각종 미술전에서 이름을 알리고, 8차례의 개인전과 200여회가 넘는 단체전에 참가하면서 역량을 쌓아 온 강 화가는 이제 작품을 통해 본인 스스로가 타인의 희망이 되고자 한다. 지난 1~8일까지 서산시 아트토픽 화랑에서 열린 9번째 개인전 ‘Heaiing and Happines’는 새로운 출발의 첫걸음이었다.

“내년 5월 준비하고 있는 10번째 전시회 이름이 ‘Zero Hunger’전 입니다. 전시회에서 나온 판매수익은 모두 아프리카를 비롯해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작으나마 희망을 주기 위한 노력에 쓰일 예정입니다. 앞으로 1년 동안 전시회를 빛낼 좋은 작품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주변의 도움으로 굶주린 난민의 처지에서 유엔세계식량계획의 직원이 된 흑인소녀 리베리를 그린 작품을 찬찬히 바라보며 의지를 다지는 강현자 화가의 모습은 이미 우리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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