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산소방서 강기원 서장

▲ 서산소방서 강기원 서장은 “소방서의 존재이유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영악스러워진 요즘 아이들은 어떨까 몰라도 지금의 어른들은 꼬마시절 소방관이나 경찰관을 한번쯤은 꿈꿨다. 시뻘건 불길 속을 넘나들며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소방관을 영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이 들면서 시커먼 재를 뒤집어 쓴 채 화재현장의 한구석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백번을 잘하다 한번만 실수해도 입에 못 담을 비난을 받는 직업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동경은 연민으로 변하기도 했다.

이렇게 세월이 변했음에도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소방관들이 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멋있지도, 강하지도 못하지만 이들은 국민의 목숨을 구해야한다는 고귀한 사명감이 있기에 머뭇거림 없이 화재현장으로 달려간다. 12일 충남도 서산소방서 강기원 서장을 만나 소방업무와 소방관들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편집자주]


소방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엄청 다양해 졌다. 시민들에게 소방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을 부탁한다?

소방은 각종 재난에 대응하고 있는데 과거에 비해 재난의 복잡화·대형화에 따라 역할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지난해 우리 서산소방서는 '코로나19'와 관련 확진자 포함 총 6559건의 환자 이송을 했고 화재 153건, 구조 2890건, 구급 1만3086건, 인명구조 329명 등 각종 재난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소임을 다 하고 있다.

또한 재난 대응 뿐 아니라 급격히 증가하는 안전에 대한 수요와 안전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각종 소방훈련 및 교육, 소방시설 유지관리 실태를 감독하는 등 자율적이고 지속적인 소방안전관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관내에 국내 최대 규모의 대산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한 서산소방서는 화학사고 등의 재난상황에 대비, 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특별 훈련에 여념이 없다.

서산시의 경우 대규모 화학단지가 위치해 항상 대형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지역이다. 이에 따른 서산소방서의 역할도 남다를 것 같은데?

대산석유화학단지는 전체 1400만㎡의 부지에 석유정제, 화학중공업 분야 24개 업체가 입주된 국내 최대 규모의 화학단지로 서산소방서에서는 중점관리대상 및 화재경계지구로 선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대산석유화학단지는 국가 기간산업시설로 화재가 발생하면 국가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화학사고 등 재난상황에 대비해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특별 훈련을 실시 중이다. 대량 위험물 제조소 등에 대한 소방점검, 안전 관리 책임자 간담회 등 종합적인 안전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일선 현장에서 크게 변한점이 있는지?

올해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1주년을 맞았다. 국가직으로 전환된 이후 인력이 증원되고 소방차량을 비롯한 노후장비가 개선되는 등 일선에서 격무를 수행하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의 사기진작은 물론 근무환경이 개선됐다.

또한 시·도 경계나 관할 지역 구분 없이 모든 재난현장에서 소방청장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지휘권과 강력한 통제력을 확보해 총력, 신속 대응이 가능해졌다.

일례로 강원 고성 산불과 울산 주상복합 화재 당시 전국의 소방차와 인력을 동원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대구·경북지역 동원령을 시작으로 수도권 지역까지 하나 된 소방의 모습으로 확진·의심환자 이송 임무를 수행했다.


일선 소방서의 인원 부족과 장비노후화 등이 언론에 자주 보도됐다. 그동안 얼마나 개선이 이뤄졌는지?

국가직화로 지자체 소방력 인건비 지원을 위한 특별교부세가 교부되면서 2022년까지 총 2만 명의 소방인력을 단계적으로 충원하는 계획에 따라 신규 소방공무원을 충원 중이다. 개인장비인 공기호흡기 등 내용연수가 끝나는 노후화한 장비를 전면 교체할 예정이며 훼손 파손된 장비들이 적시에 교체되고 있다.

▲ 현재 서산소방서에는 240여명의 소방관들이 근무하며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서산소방서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서산소방서에서는 위급상황에서의 대응능력이 부족한 고령층을 보호하기 위한 이색적인 소방안전 케어 사업으로 관내 화목보일러 사용가구 중 홀몸노인 등 화재취약계층 140가구를 선정해 화목보일러용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드리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사업은 충청남도 공통특수시책으로 선정돼 타 시도 소방서에서 벤치마킹하는 등 전국적으로 호평을 얻어 설치‧지원 사업을 확대해 선정가구를 늘려갈 계획이다.

또한 주택화재 인명‧재산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서산시의 예산지원과 의용소방대의 협조로 화재취약대상에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을 무상으로 보급했으며 무상 보급된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작동해 집 주인이 불길이 번지고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대피한 사례가 있었다.

이와 더불어 미 보급된 가정의 자율적인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교육과 홍보를 지속하고 있다.

일선에서 고생하는 소방관과 시민들에게 각각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크고 작은 사고에서부터 대형재난까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료 소방공무원들과 평소 소방공무원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주시는 서산 시민들에게 항상 감사드린다.

서산소방서에서는 서산시민의 안전을 위해 화재·구조·구급활동뿐만 아니라 각종 훈련, 교육, 홍보 활동 등에도 전 직원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화재 등 재난의 예방은 소방서의 노력만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특히 요즘같이 건조하고 강한 바람이 부는 봄철 기후에는 작은 불씨로도 화재를 일으키기 쉽고 본격적인 영농기에 들어서면서 농산부산물, 쓰레기 소각행위가 산림과 들불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안전의식을 함양하고 평소 화재예방에 대한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또한 2017년부터 아파트와 기숙사를 제외한 모든 주택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는 주택용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가정에서는 하루 빨리 설치하셔서 우리 집 안전을 챙겨주시기 바란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으로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성이 강화된 만큼, 더욱 향상된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서산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서산소방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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