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대응서산시민행동’, 11월 2일 세월호추모음악회

 

 

아무리 질긴 촛불도 언젠가는 꺼진다.

요즘 확연히 시들해진 세월호 추모 열기를 보면 더 실감이 난다.

양은냄비에 담긴 라면국물보다 빨리 식는 세상인심을 감안하면 200일(11월 1일), 어쩌면 잘 버텼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고래힘줄 같은 간절함으로 매일 매일을 몇 번째 4월 16일이라 되새기며 촛불을 드는 이들이 있어 300일, 400일을 기약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대응서산시민행동’, 거창한 이름 속에서 마주한 이들은 서산 땅에서 자주 보았던 낯익은 얼굴들이다.

이들은 일요일 저녁 마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영원히 잊지 않겠노라 약속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촛불 개수는 줄어들지 몰라도 한자리에 모인 이들의 추모 열기는 200일전 그대로다.

1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외치는 이들을 바라보며 간혹 어떤 사람들은 ‘저런 행동이 지금 무슨 소용이 있을까?’하는 의문을 나타내기도 한다.

지난봄과 여름, 많은 국민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목청이 터져라 외쳤음에도, 유가족이 그토록 원하던 특별법은 물 건너간지라, 그 모양새가 좀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들의 촛불은 계속 타오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모양새가 아니라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차디찬 바다 속에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여 모든 촛불이 꺼질지라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닐 듯싶다.

촛불보다 천배 만 배 뜨거운 것이 사람 마음이고.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이 땅 곳곳에서 세월호를 기억하고 있다.

28일, 102일 만에 실종자 주검이 발견됐다. 여러 사정으로 그동안 세월호를 잠시 외면하고 있었다면 다시 촛불을 들 충분한 이유라 생각된다.

그리고 여유가 조금 더 생긴다면 201번째 4월 16일인 오는 11월 2일 중앙호수공원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와 추모음악회에 참석해 보자. 아직 촛불을 꺼뜨릴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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