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청 카누팀, 금빛 메달로 시민에 보답
다양한 재능기부로 카누 대중화 위해 노력 중

지난 5일 연습장에서 만난 서산시청 카누팀 선수들. 사진 왼쪽부터 박민호 감독, 나재영 선수, 신동진 플레잉코치, 이정민 선수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카누’하면 요즘 잘나가는 커피 이름이 먼저 떠오른다. 수상 스포츠인 카누는 이처럼 비인기 종목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가 인기가 없지 열정이 없나”하면서 부지런히 노를 젓는 남자들이 있다. 바로 서산시청 카누팀 선수들이다.

지난 2016년 창단한 신생팀이지만 실력 하나 만큼은 짱짱하다. 지난 10월 열린 제38회 전국카누선수권대회와 제37회 회장배 전국카누경기대회에서 금 4개, 은 2개, 동 2개를 획득한 것만 봐도 이들의 실력을 짐작케 한다.

지난 10월 13일 열린 제38회 전국카누선수권대회에서 금은동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

서산시청 카누팀의 가장 큰 장점은 끈끈함. 박민호(39) 감독과 나재영(29), 이정민(20) 선수는 모두 카누 명문인 서령고 출신이다.

또한 팀 내 유일한 이방인(?)인 신동진(39) 플레잉 코치는 박 감독과 대학 3학년 때 한배를 타기 시작해 국가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춘 단짝이다.

이렇듯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막역한 사이다보니 최강의 팀워크가 실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들에게 녹록치 않다. 전국체전을 비롯한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휩쓸고 있지만 카누는 단지 만년 효자종목일 뿐이다.

수상 스포츠의 특성상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어렵고, 아직은 활성화되지 않은 종목이기에 이들의 메달 사냥은 늘 관심 밖이다.

그렇다고 풀이 죽어 있는 선수들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은 착각이자 실례다.

이들에게는 남다른 열정이 있고, 이 열정을 믿고 응원해주는 시와 시민이란 든든한 응원군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일에도 열심인 서산시청 카누팀은 서령중·고 후배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선수 지도에 적극 나서는 한편 시민들에게 카누란 스포츠를 알리는 일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다.

재능기부를 통해 2년 전부터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료 카누체험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지역에서 레저카누와 패들보드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동호인들까지 생기는 알찬 성과를 만들어냈다.

박 감독과 선수들은 내년 목표를 묻는 질문에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답했다.

200m와 500m 종목에서는 매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1000m의 경우는 아직 정복하지 못했다.

“비인기 종목이라 서러움을 당한 경우는 없었냐?”는 질문에는 모두 그냥 웃었다.

이 웃음 속에 금빛 물살을 향한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박민호 감독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팀이니 만큼 좋은 성과로 보답하기 위해 전 선수가 노력하고 있다. 실내패들링 연습장이나 전용체력단련장, 갈수기 전지훈련 등 각종 지원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서산시청카누팀이 보다 강한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선수보강이 필요하다. 카누 전체적인 부분에서 본다면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팀들이 학교부터 실업까지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동진 플레잉 코치

2017년 팀에 합류해 코치 겸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카누는 10~15년이 지나야 최고 기량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내년이면 40대지만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이유다. 물론 그에 앞서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해 동메달을 딴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는 언론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줘 카누란 종목이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당부하고 싶다.

 

나재영 선수

200m와 500m 종목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1000m의 경우는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전 종목을 석권하고, 매 대회 종합우승을 차지해 서산시청카누팀을 명실상부 전국 제일의 팀으로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감독님과 코치님 뒤를 이어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것이 꿈이다. 전국에서 두 손가락 안에 들어가야 하는 힘든 길이지만 아직 젊은 만큼 최선을 다해 도전해 보고 싶다.

 

이정민 선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산시청처럼 좋은 팀에서 운동을 할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다. 또 대선배님들이 한 팀에 있어 식구 같은 분위기라 더 좋은 것 같다. 실업팀에 들어와 보니 훈련여건이 좋아진 것이 확실히 느껴진다. 고등학교 때는 훈련장으로 쓰는 저수지에 물이 빠지면 훈련을 못했는데 부여의 좋은 훈련장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연습을 하니 실력이 더 느는 것 같다. 올해 입단 후 첫 동메달을 따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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