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5년차 이광남 씨, 모범적인 귀농 사례 ‘눈길’
철저한 계획 수립과 실천이 성공귀농의 지름길

이광남 대표는 ‘꿈을 파는 버섯농장’을 농업을 기반으로 한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바람이 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이 대표는 누가 봐도 손색없는 진짜 농부가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처음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젊은 놈이 서울서 뭐를 하다 잘못돼 처자식을 다 끌고 이 촌에까지 내려왔나?’하면서 불쌍하게 생각하셨어요.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농사를 짓겠다고 농촌에 온 것이 믿기지 않았던 거죠” 
4일 표고버섯 하우스에서 만난 5년차 농부인 ‘꿈을 파는 버섯농장’ 이광남(42) 대표는 귀농초기 사연을 들려주며 환하게 웃었다.
지금이야 어느 정도 농사일(표고버섯재배)에 대해 왈가불가할 정도의 내공이 생겼지만 5년 전만 해도 이 대표는 서울서 나고, 공부하고,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 다니던 전형적인 사대문 안 사람이었다. 그러나 치열한 직장 생활과 쳇바퀴를 도는 것 같은 일상은 일탈을 꿈꾸게 만들었고, 30대의 젊은이는 결국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표고버섯의 생육을 살피고 있는 이광남 대표.

그렇다고 무턱대고 시골로 내려와 좌충우돌하는 모습의 초보농부를 상상하는 것은 실례다.
이 대표는 5년 전에도 철두철미했고, 지금도 여전히 깐깐하다.
“100세 시대라는데 직장 생활에 모든 걸 건다는 것에 회의를 느꼈죠. 처음에는 사업도 생각했는데 우연하게 농촌생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몇 개월 동안 정말이지 치열하게 자료를 조사하고, 모았습니다. 가족의 미래가 달린 일이다 보니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정성에 정성을 들여 모은 자료가 30페이지에 도달했을 즈음 이 대표는 아내를 컴퓨터 앞에 모셔놓고 자신의 귀농 계획을 설명했다고 한다.

아내 안미현 씨는 이 대표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가족이자 귀농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동료다.

워낙 철저하게 준비한 정성에 감동한 탓인지 아내도 선뜻 귀농에 찬성했고, 지금까지 이 대표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응원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현실적이고 치밀하게 짜인 계획표 탓에 아내를 설득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재배작물로 표고버섯을 정할 때에는 장래성과 수익률은 물론 햇빛에 민감한 자신의 피부까지 고려했다. 귀농지로 물망에 오른 장흥, 부여, 청양을 놓고도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사항을 꼼꼼하게 따져 본 후 청양에 터를 잡았을 정도로 막연하게 마음만 가지고 덤비는 일은 여태껏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더 철저하게 그 계획을 실천하다보니 이 대표의 귀농생활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1~3년차까지는 농장 한곳만을 운영했지만 칠갑산 참나무를 사용해 배지를 직접 만들기 시작하면서 농장을 하나 더 늘렸고, 지금은 2곳의 농장에서 년 10톤의 질 좋은 표고버섯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5년 전 귀농할 때의 모습. 당시 5살과 3살이었던 자녀들은 지금은 초등학생이 됐다. 이 대표는 젊은층의 경우는 되도록 자녀들이 어릴 때 귀농을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는 사이 ‘꿈을 파는 버섯농장’을 세워 버섯을 통한 ‘건강한 삶’, ‘행복한 삶’, ‘나눔의 삶’,을 고객들에게 선사하는 어엿한 농부 CEO로 성장했다.
요즘 이 대표에게는 새로운 고민이 하나 생겼다. 농장 규모가 커지다 보니 아내와 단 둘이 운영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자본과 인원을 더 투자해 대농의 길을 갈 것인지 지금처럼 아내와 가족농 형태를 유지할 것인지 주판알을 부지런히 굴리고 있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이 대표의 원칙은 확실하다. 귀농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인 내 삶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겠다는 초심이다.

홈페이지에 올릴 제품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이광남 대표.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서는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대표의 경우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배운 웹 디자인 등이 큰 도움이 됐다.

지난 2018년 강소농대전과 최근 열린 혁신경영사례 전국 발표에서 2등을 차지하며 성공한 귀농인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이 대표는 바쁜 일상 중에도 틈을 내 자신의 경험을 다른 귀농인들에게 전수하는 일에 노력하고 있다. 함께 해야만 갈수록 쇠락해가는 농촌을 살릴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아내 혼자 버섯을 따고 있다면 황급히 자리를 뜨는 이광남 대표.
그가 따는 것은 단순한 명품 표고버섯을 넘어 우리 농촌을 되살릴 꿈과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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