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푸드 복정한 대표, 사회적 농장 통해 장애인들에게 희망 선사
장애인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일터 제공이 최종 목표

▲ 장애인을 위한 가장 큰 복지는 ‘자립’이라 생각하는 복정한 대표는 사회적 농장과 사회적 기업 등의 활동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청양군 대치면의 한 산자락에는 청양푸드(대표 복정한)라는 농장이 있다. 겉보기엔 일반 농장과 별다를 바 없지만 이곳은 사회적 농장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적 농장이 뭐하는 곳이지?’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을 정도로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단어다.
한마디로 사회적 농장은 농업을 통해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의 사회적 약자에게 돌봄과 교육, 일자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그냥 농사짓기도 어려운 형국에 굳이 청양푸드를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농장으로 키워나가고 있는 복정한 대표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바로 발달장애를 가진 자식을 둔 부모라는 점이다. 그러나 복 대표는 많은 부모들과는 분명 다른 길을 걸어왔다.
“장애, 특히 발달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은 모든 것이 자신의 죄라고 생각하고 희생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아이를 끔찍하게 위하지만 상처받는 걸 두려워해 남들 앞에 내놓기를  꺼려하죠. 하지만 이래서는 부모도 자식도 다 불행해질 뿐입니다.”

▲ 지난 8월 청양푸드에서 다양한 체험과 문화프로그램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청양푸드는 발달장애인은 물론 부모들에게도 행복한 곳이다.

복 대표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많은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에게 함께 세상으로 나오라고 항상 손짓한다.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모두의 행복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과 발달장애인을 이어주는 청양푸드란 멍석을 깔고 있는 중이다. 늦은 나이에도 사회적 경제에 대해 배우고, 비닐하우스 9개 동과 텃밭에 망고참외를 비롯해 구기자, 토종 콩, 각종 채소 등 20여 가지의 작물을 키우고 있는 것이나, 발달장애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바꿔보겠다면 지난 2018년 충남장애인부모회 청양지회의 창립멤버로 참여한 것도 모두 다 장애인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었다.
올해부터는 눈에 보이는 성과도 거두기 시작했다. 충남장애인부모회 청양지회의 부모들과 발달장애자녀들이 참여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란 복병을 만나 난관에 빠지기도 했지만 모이지 못하면 인터넷으로라도 발달장애인들과 함께하며 복 대표는 희망을 보았다고 한다.

▲ 지난 17일 올해 마지막 프로그램에 참가한 발당장애인들이 부모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복 대표는 더 많은 장애인들과 함께하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있다.

“각종 작물을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희열을 느꼈습니다. 또 타인과 함께하면 더 즐겁다는 사실도 배웠고요.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부모들이 깨달아야 합니다.”
행복해 하는 아이들과 이를 바라보며 더 행복해 하는 부모들을 위해 복 대표는 평소에는 별로 없던 욕심(?)이 하나 생겼다.
내친김에 발달장애 아이들이 어른이 돼서도 신나게 일하고, 부모는 안심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더 힘들 것이란 사실을 알지만 그래도 복 대표는 주저하지 않고 끝까지 가볼 심산이다.

▲ 청양푸드는 최근 다양한 장애인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회적 농장으로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그의 등 뒤에는 천진난만한 발달장애인들과 부모들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그의 새로운 목표는 청양에 건립될 사회적경제 혁신타운에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입주하는 것이다.
지금의 청양푸드도 훌륭하지만 더 나은 최고의 환경을 조성해야만 세상과 소통하는 것에 주저하고 있는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을 한사람이라도 더 끌어 들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발달장애인 자식 둔 아버지가 만들고 싶은 세상은 그다지 거창하지 않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이 없는 곳, 그게 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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