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벽 허무는 특별한 재주 가진 사람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갈 수 있는 길 개척 

▲ 전주 한옥 마을에서의 기념촬영 <사진 전인철 기자>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처지가 비슷한 이들이 함께하는 것을 유유상종이라 한다. 물과 기름이 섞이기 어렵듯 처한 상황이 다르면 어울리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지난 22일 아름다운 동행으로 멋진 추억을 만든 서산시장애인배드민턴협회(회장 황선철) 사람들에게는 이런 상황이 적용되지 않는다.
장애와 비장애, 함께하기 어려운 처지지만 이들은 훌륭하게 극복해내고 있다. 완벽하지는 못할지라도 이제는 서로가 ‘나에게 좋은 사람’이라 여길 정도까지 각별해졌다.

▲ 마지막 황손 이석(사진 오른쪽 4번재 파란 모자 쓴 사람) 선생과의 기념촬영 <사진 전인철 기자>

서산시장애인배드민턴협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회원의 비율이 비슷하다.
서로를 이해하며 어울려 살아가는 단체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만들어낸 모습이다.   
배드민턴을 통한 장애인의 사회적응력 향상과 권익보호 등을 위해 한마음으로 활발하게 활동한지 벌써 몇 해가 지났다. 이날 워크숍도 같은 맥락에서의 동행이었다.
처음 여행을 떠날 때만해도 장애인회원들은 보살펴야한다는 배려의 느낌이 강했지만 이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오랜 시간 코트에서 함께 땀 흘리며 울고, 웃은 덕에 장애와 비장애의 벽은 허물어진지 오래고, 회원들의 마음에는 ‘우리는 하나’라는 강한 동질감이 똬리를 틀었다.
여행길에 나선 70여명 회원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사진 전인철 기자>

초등학교 꼬마부터 백발의 노인, 거기에 장애인과 비장애인까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지만 이들은 묘하게 찰떡궁합이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적은 장애인들은 인파가 북적이는 전주 한옥마을 같은 곳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산시장애인배드민턴협회의 장애인 회원들은 주눅 들지 않고 씩씩하다. 사랑하는 가족이 자신 곁에 있고, 그 뒤에는 든든한 친구들이 함께한다는 걸 알고 있는 탓이다.
10여 년 전 장애인배드민턴협회를 만든다고 했을 때만해도 세상은 이들의 시도를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봤다. 격렬한 스포츠인 배드민턴을 가지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어울린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진 전인철 기자>

하지만 이제 서산시장애인배드민턴협회는 장애인 체육이, 더불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떤 과정을 거쳐야만 하나가 될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황선철 회장은 “반나절 일정의 워크숍이지만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하나라는 소속감을 심어주는 행사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장애인들이 사회생활에 무리 없이 적응해나갈 수 있도록 배드민턴은 물론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 전인철 기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벽을 허무는데 남다른 재주를 가진 서산시장애인배드민턴협회 사람들의 환한 웃음이 장애에 대한 편견으로 빤히 보이는 벽도 돌아가지 못하는 우리사회의 태도를 부끄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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