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문 앞에 버려진 담배꽁초. 담배 피우러 여기까지 올 정성이면 '뒷처리도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정신과 육체가 피폐해져 가면서까지 쾌락을 탐닉하는 동물은 아마 인간이 유일할 것이다. 
신께서 주신 재주가 많은 탓에 쾌락을 위한 도구도 수도 없이 만들어냈다.
그중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술과 담배다. 아니 ‘옛날에는 그랬다’가 맞는 표현일 것 같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주와 금연을 권하는 사회가 됐고, 특히 흡연자들의 경우는 설자리가 급격하게 없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흡연자들 입장에서는 “담배 한대 피는 것이 무슨 범죄 행위냐?”고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 강력한 금연 조치를 많은 이들이 환영하고 있는 터라 이 추세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새로운 풍경도 만들어냈다. 흡연 장소가 한정되면서 흡연구역에서는 70대 노인과 20대 여대생의 ‘맞담배’가 자연스럽게 보인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장유유서’ 따지던 시대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흡연을 두고 예전보다 더 첨예하게 갈등을 겪는 곳도 생겼다.
바로 사람들이 밀집해 사는 아파트다. 조금만 튀는 행동을 해도 눈 밖에 나는 것이 아파트의 특성인데 요즘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공공의 적’이 됐다.

▲ 재털이는 사라졌지만 담배의 흔적은 여전하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선량한 흡연자들까지 욕을 먹는다.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정말 간 큰 사람이 멸종 된지는 오래 전 이야기. 베란다에서 쫓겨나 얼마 전까지는 계단 한 구석이 흡연 장소로 인기가 높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웃들의 민원 때문이다. 어떤 아파트의 경우는 비상계단에서 재떨이로 쓰이던 분유통, 음료수 병 등을 일제히 치워버렸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대세는 어쩔 수 없는 법.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타인의 건강도 존중해야 한다는 양심적 선택(?)에 따라 건물 밖으로 후퇴, 칼바람을 맞으며 혹은 모기에 뜯겨가며 한모금의 담배 연기를 깊게 들이마신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소수가 일으킨다.

▲ 베란다에서 버린 담배꽁초가 수북한 화단. 이제는 이런 몰상식함이 '멸종' 되어야 할 때가 왔다

아직도 베란다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고 화단으로 자유낙하를 시키는 몰상식한 사람이 있고, 청소하는 아주머니와 핏대를 세우고 싸워가며 비상계단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이도 있다.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도 모자라 담배꽁초는 덤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각박한 세상! 담배 한대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도 분명 필요하지만 이보다 앞서야 할 것이 타인을 배려하는 흡연자들의 마음 자세다.
남에게 피해안주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까지야 뭐라 할일은 아니고, 몰지각한 극히 일부의 흡연자들에게는 ‘멸종’이란 단어가 필요하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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