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가 복잡해지면서 갈등의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등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갈등이 자주 눈에 띈다.

이런 갈등양상이 남의 동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서산지역도 가로림만을 두고 찬반 양측이 장장 8년이란 세월을 대치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가로림조력발전이 갈등해소를 하겠다며 기자회견도 자청했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과연 가로림만을 두고 ‘누가 그렇게 갈등하고 있느냐?’하는 것이다.

지난 8년 동안 찬반 측 주민과 사업시행업체, 환경단체들 빼곤 대다수의 시민들은 너무나 평온하게 지내왔다.

강산이 한번 변한다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가로림만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무관심 때문이 아닌가한다.

사실 찬반 양측 주민들은 지난 8년 동안 프랑스에도 가고 1인 시위에, 삭발에, 단식에, 도보행진에 서로 싸울 만큼 싸웠고, 상처 입힐 만큼 입혔다.

이해관계가 대립된 소수의 사람들이 서로 자기가 옳다고 지지고 볶아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도 갈등을 치유할 수도 없다.

이제는 시민들이 나서 그들의 가로림만을 우리의 가로림만으로 만들어야 한다.

무슨 까닭으로 찬성하는지, 왜 반대하는지 귀를 기울이며, 가로림만을 두고 갈등하고 있는 이들과 소통해야한다.

시민이 나서 양측이 모두 수긍할 만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지라 그렇지 못할 확률도 높다.

그렇다고 점점 지쳐가고 있는 이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행여 승자와 패자가 나뉘어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상황이 닥치더라도 승자의 오만함을 견제하고, 패자의 아쉬움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것은 서산시민들의 따뜻한 관심 뿐 이다.

가로림만은 저기 경상도나 전라도, 혹은 남해안에 붙어있지 않다. 바로 우리의 지척에 있다.

가로림만에 대해 이제는 서산시민들이 나서보자, 그래야 답이 나온다.      


 

저작권자 © 충청뉴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