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옛것에는 어릴 적 할머니 품처럼 정겨운 냄새가 배어있다. 전통시장과 원도심도 그렇다.우리가 할머니 곁을 훌쩍 떠나왔듯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지만 전통시장과 원도심은 언제나 그 자리다. ‘은진네 옷 수선’과 ‘제일세탁소’도 15년과 22년이란 세월의 풍파를 버텨낸 터줏대감 같은 곳이다. 딸 이름을 따 가게 상호를 지었다는 은진네 옷 수선 성백자(66)씨는 30년 이상 재봉틀을 만져온 수선의 달인이다. “젊었을 때 단골들이 노인이 돼서 오는 경우도 있고, 지나다 들르는 손님도 있고, 각양각색이죠. 손님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사례1. 지난 4월 8일 금산군 추부면 A씨의 집 앞에 119구급차가 도착했다. 잠시 후 3명의 구급대원은 들것을 이용해 집 안에 있던 A씨를 구급차로 이동시켰고 A씨는 인근 병원에서 소변줄 교체와 건강상태 체크 후 다시 119구급차를 이용해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 몸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누워 생활하는 A씨는 최근 체중마저 불어 보호자의 도움으로는 이동할 수 없게 됐지만 이날 이후로도 주 1회 119구급차를 이용해 병원을 방문했다. #사례2. 서산시 성연면에 거주하는 B씨는 청각장애인으로 부인인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삼잎국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봄나물이다. 예쁜 이름처럼 씹을수록 그윽한 국화 향기가 일품인 삼잎국화는 두릅이나 취나물처럼 대중적인 식재료는 아니지만 오래전 시골에서는 마당 구석이나 텃밭에 두어 포기 심어 새순을 따고 무쳐 밥상에 올렸던 추억의 존재다. 어른들의 기억 속에는 어린 순으로 봄부터 초가을까지 배고픔을 견디게 해줬던 고마운 나물로 기억되기도 한다.요즘 이런 삼잎국화 수확과 출하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마을이 있다. 시내버스도 다니지 않는 한적한 시골인 청양군 장평면 죽림리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원도심은 예스럽다. 옛것에는 추억이 배어있고, 이 추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원도심을 찾는다.지난 17일 충남 서산시의 대표적 원도심인 번화로를 시끌벅적하게 만든 노래자랑도 촌스러웠지만 푸근한 추억이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랑만작당반상회가 주최하고, 서산시가 후원한 이날 행사는 ‘우리고객을 소개합니다’란 제목의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다.한 세대를 떵떵거리며 남부러울 것 없이 화려했던 거리가 원도심이란 딱지표가 붙으며 을씨년스러운 변두리로 변했지만 이날 모인 사람들은 개의치 않았다. 이들에게는 겹겹이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청양군 민원실에는 독수리 5형제가 근무한다. 주인공은 드론 비행대라 불리는 홍흥기 공간정보팀장을 비롯한 5명의 지적직렬 공무원들.이들의 가장 큰 무기는 요즘 한창 몸값을 올리고 있는 드론. 이전에도 행정에서 드론을 활용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주먹구구식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자격증까지 갖춘 전문가들이다.청양군이 드론과 인연을 맺은 건 충남도가 전국 최초로 ‘드론영상 실시간 중계시스템’을 구축하면서부터였다. 청양군을 비롯한 도내 각 시군은 재난 발생 시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송출,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폭설이 내렸던 지난 1월 차량들의 안전을 위해 서산시 고풍저수지 부근의 빙판길에 손으로 모래를 뿌려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던 우편집배원 천태술 씨가 이번에는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었던 화재를 막아 귀감이 되고 있다.12일 천태술 씨와의 통화내용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12시 20분경 운산면 팔중리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던 중 산 너머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했다.동네 지리에 밝은 천 씨는 화재가 난 위치를 직감적으로 파악하고 현장으로 오토바이를 몰았으며 도착했을 때는 쓰레기 소각장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지난 2019년 취임한 박첨지놀이보존회 이태수(56) 회장의 뇌리에는 코흘리개시절 어머니 등에 업혀 보았던 인형극의 강렬했던 인상이 아직도 깊게 새겨져 있다.철이 들어 인형극에 나오는 하얀 수염을 휘날리는 할아버지가 박첨지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만해도 이렇게 질긴 인연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50년 동안 얼굴을 마주보는 사이가 됐다. 21일 서산박첨지놀이 전수관(서산시 음암면 탑곡고양동1길 113-9)에서 만난 이 회장은 모든 것이 운명
[충청뉴스라인 장영숙 기자] ‘서해안의 푸른 보석’이라 불리며 전국의 관광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태안군의 ‘천리포수목원’이 ‘2021 겨울 비대면 안심관광지’에 선정됐다.한국관광공사에서 주관한 ‘겨울 비대면 안심관광지’는 밀집도 및 관광객 간 접촉이 적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의 안심여행 욕구를 충족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가능한 힐링여행지로 전국 25개소의 관광지가 선정됐다.‘천리포수목원’은 ‘푸른 눈의 한국인’이라 불리는 고(故) 민병갈 박사(미국명 칼 패리스 밀러)가 1962년부터 정성으로 일궈낸 우리나라 1세대 수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비대면’이란 생소한 단어가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아직은 초창기 단계라 모든 분야에서 어색한 상태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감안할 때 ‘비대면’ 일상은 어쩔 수 없는 대세로 여겨진다.서산시장애인체육회도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비대면 화상 체육지도교실’이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단절은 가뜩이나 활동에 제약이 많은 장애인들에게는 더욱 견디기 힘든 장벽이다. 서산시장애인체육회 소속 지도자들이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청년 자립 공동체를 만들어 인구 소멸 위기 지역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고 있는 충남 서천의 ‘삶기술학교’가 대통령상을 수상, 농촌지역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있다.사회적기업 ‘자이엔트(대표 김정혁)’가 운영하고 있는 ‘삶기술학교’는 도시생활에 지친 청년들이 1500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작은 시골마을 한산면에서 대안적 삶을 추구하며 나만의 삶기술로 더불어 살아가는 자립공동체다.3일 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최근 주민 주도로 지역 문제를 해결해 국가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높이 평가해 ‘자이엔
[충청뉴스라인 김대균 기자] '청주신선주' 전통주 제조 기술을 보유자 박준미 명인(충북도 무형문화재 제4호)이 '2020년 대한민국식품명인'으로 지정됐다.충북도내에서 주류분야 식품명인지정이 첫 사례로 남았다.전통 식품의 계승‧발전을 위한 제조·가공·조리 분야에서 우수한 기능을 보유한 대한민국식품명인은 식품산업진흥법에 따라 1994년부터 시행돼 현재까지 모두 78명이 활동하고 있다.농림부는 올해 신규 식품명인 32명을 전국 후보자로 추천받아 서류와 현장 심사를 거쳐 평가한 결과 청주신선주와 가리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일제의 국권침탈에 항거하며 서산인의 애국심과 기개를 드높였던 독립운동가의 생가가 폐허로 방치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부끄러운 현장은 성연면 고남리 김상정 선생의 생가와 운산면 고산리의 유흥수 선생 생가 등 2곳. 관련 법률과 현실적인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무관심.아무도 독립운동가의 발자취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사이 마지막 남은 이들의 자취는 사그라지고 있다.이들이 이대로 기억 속에서 사라져야할지 결정하는 것은 시민의 몫이다. 그 선택을 돕기 위
[충청뉴스라인 김대균 기자] "괴산 대표 청정농산물인 절임배추로 큰 꿈을 설계 하겠습니다"괴산군 청천면 덕평리에서 해마다 절임배추를 생산, 판매하며 부농을 꿈꾸는 젊은이 방찬호씨(36)가 눈길을 끌고 있다.청주에서 생활하던 방씨는 9년 전 아버지가 운영하는 절임배추 공장으로 들어온 뒤 절임배추로 보다 큰 목표를 설정하고 현재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방씨는 "민족 고유의 식품인 김장김치는 괴산을 대표하는 특산품이고 그 명성에 걸맞은 절임배추를 청결하게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방씨는 올해도 눈코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우리는 어릴 적 시뻘건 불길 속을 넘나들며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영화 속 멋진 소방관들을 슈퍼맨과 사촌쯤으로 생각했다.하지만 현실의 소방관들은 영화의 영웅처럼 멋지지도 강하지도 않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국민의 목숨을 구해야한다는 고귀한 사명감이 있고, 이들은 이 사명감을 잊지 않기 위해 매일 ‘소방관의 기도’를 되뇐다.'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이런 절실한 기도 때문일까? 시커먼 재를 뒤집어 쓴 채 화재현장의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지난해 청양군 대치면으로 귀농한 후 표고버섯 농장 ‘농부의 정원’을 설립한 이효진 대표가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30세 젊은 여성농업인인 이 대표는 안전 먹거리에 대한 책임감과 색다른 판촉활동을 선보이는 등 6차 산업화의 또 다른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청양지역은 21세기 생명의 땅이라고 불릴 만큼 청정한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다. 건강한 땅에 부끄럽지 않은 표고버섯을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이 대표는 귀농 정착 후 생표고와 건표고 제품을 출시 호평을 받고 있다.이 같은 성과 뒤에는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청명한 가을하늘과 따사로운 햇살, 노랗고 붉게 물들어 가는 산과 들이 더 늦기 전에 여행을 떠나자고 유혹하는 계절이다.올해 초부터 수개월간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몸과 마음을 서산의 청정한 자연 속에서 치유해 보자.충남도 서산은 서울 경기, 대전 충남권에서 한 시간 내외면 도착가능 한 곳으로 산과 바다를 모두 품고 있어 취향대로 산행 또는 바다여행을 즐기고, 제철을 맞아 맛과 영양이 풍부한 지역별미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서해를 굽어보는 팔봉산과 주벅배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소녀상이 세워진지 2달이 더 지났지만 27일 만난 청양군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 이일순·조제순 공동대표의 감회는 여전한 듯 했다.이 땅에 세워진 소녀상 치고 사연 없는 곳이 한곳이라도 있을까마는 청양의 경우는 그 부침이 더 심했다. 애당초 ‘평화의소녀상’은 이일순·조제순 공동대표가 몸담고 있는 여성단체협의회의 몫이 아니었다. 지난 2016년 건립추진위원회가 호기롭게 출발했을 당시만 해도 그들의 역할은 단지 옆에서 도움을 주고, 응원만 하면 족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충청뉴스라인 홍재덕 기자] 홍성군은 을미‧병오 홍주의병 등 항일의병의 성지이자 약230여명의 독립유공자와 만해 한용운, 백야 김좌진 등 걸출한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충절의 고장이다. 특히 올해는 일제강점기 최고의 승리로 꼽히는 청산리대첩 100주년과 김좌진 장군 순국 90주기를 맞아 장군의 강직하고 굳센 기개와 애국정신이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고향인 홍성군이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 백야가 태어나 성장한 곳...김좌진장군생가지 갈산면 행산리는 장군이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곳으로 그의 집안이 대대로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추석을 맞아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해 자녀들과의 영상통화를 주선하고 있는 면장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산시 운산면 이경식 면장.운산면은 코로나19로 인해 고향 방문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 최근 홀몸노인 관리사를 통해 이번 추석에 자녀들 없이 홀로 지낼 수밖에 없는 노인들의 가정을 조사했다.조사결과 홀로 추석을 보내야만 하는 홀몸노인 가정은 총 11곳.이경식 면장과 면사무소 직원들은 홀몸노인들의 적적한 추석을 조금이나마 생기 있게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댔고, 그 결과 홀몸노인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부여 궁남지(부여군 부여읍 궁남로 52 소재)는 부여군의 대표적인 야간 관광명소로 꼽힌다.백제의 왕과 왕비가 된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궁남지는 1964년 사적 제135호로 지정된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인공 연못으로서, 일본정원 문화의 원류가 되었다는 기록이 「일본서기」에도 전한다.궁남지에는 백제 30대 무왕의 탄생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고려후기의 승려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따르면, 무왕의 어머니가 과부가 되어 사비성 남쪽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