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돌 맞은 격렬비열도 사랑, 100년 이어 간다
[인터뷰]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 윤현돈 회장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21일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 윤현돈 회장을 만났다. 지난해 8월 출범식 준비가 한창이던 당시 만났으니 거의 1년 만이다.
이번에는 오는 7월 4일 제1회 격렬비열도의 날 행사 준비가 한창이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목소리에는 1년 전보다 더 묵직한 열정이 담겨 있었다.
윤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많은 일을 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격렬비열도의 날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란 약속도 잊지 않았다.
"동해에 독도가 있다면 서해에는 격렬비열도가 있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윤현돈 회장과 대화를 나눴다.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됐다. 그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다?
일단 엄청 바빴다. 오랜 세월 중요성에 비해 조명을 받지 못한 격렬비열도를 온 국민에게,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많은 분이 동참해 줘 현재는 회원이 26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사단법인 허가도 지난해 12월 완료했다.
격렬비열도를 대한민국의 섬으로 각인시키기 위해 전 회원이 홍보에 나섰고, 지난해 10월에는 유럽한인총연합회와 격렬비열도의 보전과 국제적 홍보를 위해 업무협약을 했다.
1년 동안 언론인, 유명 유튜버, 화가 등 각계각층의 인물과 여러 번 격렬비열도에 갔다 왔고, 최근에는 독도에도 방문해 양 섬의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 독도사랑운동본부와 업무협약을 했다. 요즘에는 다음 달 4일 개최 예정인 제1회 격렬비열도의 날 행사 준비를 위해 전 회원이 각자 맡은 일에 매달린 상태다.
격렬비열도가 왜 그리 중요한지 다시 한번 말해달라?
작년에도 이야기했듯 격렬비열도는 최서단 영해 기점으로 지정학적, 군사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실제로 격렬비열도 인근 해상에서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이 극심하고,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서해의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불법 구조물을 설치하고 있어 영토 수호 차원에서도 각별하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독도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해왔으나 현재 국제정세를 보면 100%로 안심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도 2016년 격렬비열도를 ‘외국인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지정하고, 2022년 7월 국가관리 연안항으로 최종 지정하는 등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제1회 격렬비열도의 날 행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어떤 의미의 행사인가?
2024년 격렬비열도 가치 증진 조례 제정과 7.4격렬비열도의 날 선포 의미를 이어가고, 격렬비열도의 위상을 높이는 게 목표다. 또한 성공적인 개최로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려 한다.
기념식과 다양한 공연 등도 볼거리지만 해상에서 펼쳐지는 오션 퍼포먼스와 격렬비열도 투어가 백미다. 행사 규모를 보고, “이걸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을까?”하고 놀라는 분들이 많다.
창립한 지 갓 1년 된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가 모든 걸 담당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닌 게 사실이다. 대형 선박 등은 관련 기관의 협조를 받는다지만 이 외에도 투입해야 할 해상 장비와 필요 자금 등이 보통 행사와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난관에도 각계각층에 포진한 회원들이 만사를 제치고, 행사 준비에 매진하는 등 열정과 희생이 있기에 차질 없이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격렬비열도를 사랑하고 널리 알리는 일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민간 부분의 열의는 뜨거운 데 반해 정부와 지자체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고, 서운한 점이다. 지난 1년 동안 여러 차례 정부 관계 부처와 만났지만, 격렬비열도의 중요성에는 동감하면서도 실제적인 일을 추진하는 데는 미온적이다.
태안군도 격렬비열도 가치 증진 조례 제정과 7.4격렬비열도의 날 선포 이후 1년이 흘렀지만 구체적 후속타가 없는 상황이다. 뜨거워진 격렬비열도에 대한 관심이 자칫 정부와 지자체의 늦장 대응으로 인해 식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이번 1주년 행사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를 중심으로 민간 부분에서는 죽어라 고생하는 반면, 정부와 태안군은 강 건너 불 바라보는 듯한 태도를 보여 아쉽다. 다시 한번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1주년 행사를 최대한 잘 치러 격렬비열도를 제대로 국민의 마음에 각인시키도록 노력하겠다. 어느 섬이 더 중요하다 따지는 자체가 무의미하지만, 격렬비열도가 독도에 비해 관심을 덜 받아 온 게 사실인 만큼 서해에는 우리가 영원히 지켜야 할 격렬비열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온 힘을 쏟을 계획이다.
또한 격렬비열도를 통한 관광자원 개발과 지역 문화콘텐츠 개발에도 힘써 망망대해에 떠 있는 작은 섬이 아니라 우리와 늘 함께하고 살아있는 섬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한다.
국민의 관심과 성원이 있어야만 모든 계획이 성공할 수 있다. 서해에는 격렬비열도가 있고, 섬을 사랑하고 지켜나가는 격렬비열도사랑운동본부가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 주길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