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역사문화연구소 문화유적답사회, 향토사 전도사 역할 톡톡

▲ 지난 6월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유적지를 방문한 서산역사문화연구소 문화유적답사회원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호기심 어린 눈빛과 우거진 수풀도 마다 않은 발길, 영락없이 무언가를 찾는 수상한 모습이다. 이들의 정체는 지역의 뿌리를 찾겠다며 최근 의기투합한 서산역사문화연구소 문화유적답사회 회원들.

이들도 애당초부터 향토사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서산역사문화연구소 한기홍 소장과 만나면서 향토사란 것이 어르신들의 옛날이야기가 아닌 내가 살아가는 이 땅의 뿌리라는 것을 깨닫게 된 후 변했다.

한기홍 소장이 출강한 서산 원도심 이야기, 스산학, 스산살롱, 서산의 역사와 문화 등 다양한 강의에서 향토사에 대한 내공을 쌓은 정예 수강생 12명이 지난 5월 문화유적답사회란 이름아래 모인 것이다.

▲ 서산역사문화연구소 문화유적답사회원들은 현장에서 더 힘이 나는 스타일이다. 그런 탓에 우거진 수풀도 마다 않는다.

회 이름에 걸맞게 이들의 발걸음은 항상 현장을 향하고 있다. 강의에서 말로만 들었던 사실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호기심 탓이다.

아직은 초창기고 기세가 여전히 등등한 코로나19 덕에 자주 모이지는 못하지만 마애여래삼존불이 자리한 서산시 용현리와 굴포운하 유적지 등을 샅샅이 누비며 과거의 서산을 찾는데 열정을 쏟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회원들은 공부에도 열심이다. 지난 6월에는 인근 당진시에서 열린 충남해양문화포럼에 참석해 서산을 넘어 내포지역의 다양한 역사를 탐구하기도 했다.

이들이 이렇게 노력하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끄집어내는 것에 있지 않다. 과거의 서산을 통해 현재의 서산이 가야할 길을 찾고, 더 나아가 미래를 고민해보자는 큰 뜻이 있다.

물론 넘어서야할 장벽도 많다. 과거에 비해 향토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지역의 역사는 중앙의 역사를 빛내기 위한 조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음 탐험지를 물색하고 있다. 국사에 실린 영웅들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내 할아버지와 아버지 같은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도 그만큼이나 값지다는 것을 안 탓이다.

▲ 지난 7월 굴포운하 유적지를 방문한 서산역사문화연구소 문화유적답사회원들.

세상에 이름을 알린지 10주년을 맞은 서산역사문화연구소도 문화유적답사회원들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중이다.

향토사의 대중화를 위해 회원들이 공부하고, 현장에서 느낀 점을 지역신문을 통해 기고형식으로 연재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회원들을 향토사학자로 육성해 지역의 역사와 시민들을 잇는 역할을 맡겨볼 심산이다.

16일 한기홍 소장은 “과거의 향토사학자들은 혼자 배우느라 힘든 점도 많았지만 이제는 향토사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 훨씬 쉽게 배울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 “문화유적답사회란 든든한 응원군도 생긴 만큼 회원들과 함께 향토사 전문연구소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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