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한 세상 만드는 인권강사 되기 위해 다시 책잡아  

▲ 뇌병변이란 중증 장애를 이겨내고 7전8기 끝에 검정고시 고등학력에 최종 합격한 변재민 씨.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장애를 딛고 고등검정고시에 합격한 뇌병변 중증장애인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18일 한빛장애인평생교육원에서 열린 작은 졸업식에서 주변의 축하 속에 졸업장을 받은 변재민(38) 씨. 

2000년부터 장애인생활시설에 거주하며 초등학력 검정고시부터 시작한 변 씨는 최근 2021년 제1회 검정고시에서 고등학력으로 최종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반인들이야 마음만 먹으면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검정고시지만 변 씨 같은 뇌병변 중증장애인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장애의 특성상 읽기·쓰기가 힘들고 발음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태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무모한 일처럼 보였다 이런 탓에 주변에서는 “자꾸 떨어지는데 왜 시험을 보려고 하느냐 그 시간에 다른 걸 하라”는 충고도 많았지만 대학 진학이란 목표가 있었던 변 씨는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끝까지 도전했다.

▲ 지난 18일 열린 졸업식에서 그동안 자신을 도와 준 지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변재민 씨. 변 씨는 앞으로 인권강사로 활동 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2000년부터 초등검정고시를 공부했어요. 2018년에 고졸검정고시 5과목 합격이후 국어, 수학이 어려워 6회에 걸쳐 시험을 봤는데 모두 떨어져서 포기하고 싶었어요. 지치고 힘들 때마다 상담을 통해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교육원 원장님께 감사해요. 검정고시를 지도해주신 선생님들께서 포기하지 말라고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이런 결실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한빛장애인평생교육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검정고시 시험을 앞둔 어느 날, 교육원 사무실을 찾은 변 씨는 더듬거리는 말투로 “공부가 너무. 어려워요”라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했다. 하지만 장애를 딛고 매 수업시간 충실히 참여한 끝에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변 씨는 시설에서 가족처럼 살갑게 관심을 가져 준 분이 있어 ‘포기’보다는 ‘다시 또 한 번’을 마음에 새기며 노력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도 전했다.  

변 씨는 이번 고졸 검정고시 합격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발판으로 지금 한창 공부하고 있는 인권강사 활동 또한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앞으로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차별 없는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밀알이 되고자 하는 포부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빛장애인평생교육원에서는 인권강사양성, 상담프로그램, 문해교육, 검정고시등 장애인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한 장애당사자 인권강사양성과정을 2019년부터 준비·수료하고 이어지는 시연을 통과해 본격적인 강사활동을 준비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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