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산시의회 안원기 의원

▲ 10일 있은 인터뷰에서 안원기 의원은 "개인 간의 신뢰도 쉽게 깨지 못하는데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손바닥 뒤집듯 사업 참여를 철회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라면서 "시민과의 신뢰를 깨는 대기업의 잘못된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최근 '대산 첨단정밀화학 특화산업단지' 조성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던 에쓰오일이 사업 불참을 선언하면서 산단지정이 해제되는 등 지역사회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더구나 과도한 토지매각대금을 요구하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에쓰오일을 바라보는 서산시민의 눈길도 날이 갈수록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과정에서 서산시의회 안원기 의원이 지난달 열린 제253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 5분발언에서 에쓰오일의 행태를 비판하며 “상식적인 토지 매각 금액으로 협상에 임할 것”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10일 안원기 의원을 만나 5분발언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달 24일 5분발언에서 '대산 첨단정밀화학 특화산업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한 에쓰오일의 불성실한 자세를 지적했다. 시민들에게 '대산 첨단정밀화학 특화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대산 첨단정밀화학 특화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중앙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에 발 맞춰 2023년 12월까지 독곶리 일원에 291만㎡ 내외로 정밀화학 업종 중심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10조원 대의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된다. 고부가가치인 특화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우량기업 유치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세수증대 등이 기대된다.
지난 2017년 7월 100대 국정과제의 세부 추진 계획에 반영될 정도로 중요한 사업으로 서산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이다.

그동안 행정기관과 기업 등이 사업 추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의 주요 추진사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2016년 산자부가 정밀화학 특화산업단지 경쟁력 강화 계획을 수립한 후 2017년 7월 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세부추진계획으로 반영됐다. 같은 해 9월 충청남도와 서산시, 에쓰오일,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이 특화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이후 2019년 10월까지 13차례의 실무협의회를 거치며 사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 3월 에쓰오일이 사업 불참을 선언한 후 6월에는 허가가 취소되는 등 사업자체가 큰 위기에 빠졌다.

대규모 사업계획이었던 만큼 대산지역 주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현재 지역의 분위기는 어떤가?

약속이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개인 간의 신뢰도 쉽게 깨지 못하는데 하물며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손바닥 뒤집듯 철회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이에 대해 대산지역 주민들은 크게 분개하고 있다. 특히 산업단지 예정지 주민 300여 가구는 사업을 위해 정든 터전을 내줬고, 독곶리 지역주민들은 특화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이주를 기대하며 많은 불편을 참아왔다.
에쓰오일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존경받는 에너지․화학 기업’이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

▲ 안원기 의원이 지난달 24일 5분발언을 통해 에쓰오일이 합리적인 토지매각 금액을 가지고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 포기도 문제지만 에쓰오일이 과도한 토지매각 금액을 요구하는 것이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안 의원도 5분발언에서 이점을 지적했는데?

에쓰오일은 최초 114만㎡의 토지보상과 이주비, 금융비 등으로 2,140억 원을 요구했으나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자 1,800억 원을 조정안으로 제시했다. 에쓰오일은 당초 토지 구입비로 1400억 원 정도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의 행태를 보면 약속을 깬 당사자가 시세차익까지 챙기겠다는 파렴치한 모양새다. 과도한 토지가격으로 인해 함께 사업을 추진했던 한화와 롯데도 곤란한 입장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득이 없는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약속 파기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면 사업 자체가 표류하지 않도록 협조하는 것이 도리다.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을 에쓰오일 측에 강력하게 요청한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산 첨단정밀화학 특화산업단지처럼 대규모 사업이 한순간에 뒤집어지는 것은 행정에 대한 신뢰도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충남도와 서산시가 앞으로의 원활한 사업진행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부탁한다. 아울러 이 사업이 100대 국정과제의 세부 추진 계획에 반영된 만큼 중앙정부에서도 해결책 마련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기업은 서산시 세수의 큰 버팀목인 반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양날의 검과 같다. 시의회에서도 이러한 점을 잘 고려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기업이 시민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태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시민여러분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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