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의 이윤보다 도민의 건강권 중시해야...양승조 지사 말 바꾸기 비판

▲ 오스카빌노인회 박금례 노인회장이 충남도가 산단계획 내 영업범위 제한 조건을 임의 삭제한 것에 대해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서산환경파괴시설백지화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10일 서산산폐장 건립과 관련해 충남도가 산단계획 내 영업범위 제한 조건을 임의 삭제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도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그동안 양승조 도지사가 (서산산폐장) 산단 내 폐기물만 처리하는 것에 동의, 지지하며 도지사가 할 수 있는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수차례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 감사원이 지난해 말 충남도의 산폐장 영업 범위 제한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것을 이유로 최근 도가 산단 내 영업범위 제한 조건을 임의 삭제한 것은 주민과의 신의를 저버린 처사”라고 성토했다.
양 지사의 말 바꾸기 행태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 3일 서산시민과의 간담회에서 ‘산단계획 부가조건 삭제에 대해 실무진행상의 과오이며 졸속행정이다. 다시 되돌리겠다’고 밝혔던 양 지사가 7일 면담에서는 ‘되돌릴 수 없고 충남도는 더 이상 책임질 게 없다“며 돌연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이어 참석자들은 “삭제한 부가조건이 원상회복되지 않을 경우 향후 행정소송이 사실상 무의미해지며 최종적인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당할 것”이라며 영업 범위 제한을 원상 복구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 단식 농성 4일차인 오스카빌대책위 한석화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현재 해당 폐기물 업체는 금강유역환경청의 사업취소행위에 대해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며 이 과정에서 감사원은 ‘산업단지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만 처리하도록 조건을 부과한 것은 관계 법령과 비례원칙 등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시정을 권고했고, 도와 서산시가 감사원에 재심의 청구서를 제출했으나 기각, 오스카빌대책위 한석화 위원장이 2번째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등 강한 저항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충남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폐기물처리시설은 연간 폐기물 발생량 2만톤 이상이고 50만㎡ 이상인 산업단지에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영업구역 제한은 금지돼 있다. 전국적으로도 산단 폐기물처리장 영업구역을 제한한 곳은 없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한석화 위원장 인터뷰

▲ 물과 소금으로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한석화 위원장은 주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내는 것이 이번 단식의 가장 큰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민의 건강과 생명이 단식 농성을 선택한 이유”

2017년에 이어 2번째 단식 농성에 돌입하게 된 이유는?
지난달 31일 충남도가 산단계획 내 영업범위 제한 조건을 임의 삭제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3일 양승조 지사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양 지사는 분명 이 행정처리가 잘못됐다는 것을 시인했고, 바로잡을 것을 약속했다. 그런데 불과 며칠이 지난 7일에는 도 고문변호사에게 자문 받은 결과 되돌리기 어렵고, 도는 더 이상 책임질 것이 없다 발뺌 하는 것도 모자라 도리어 국가재난 시기에 이래야 되겠냐며 시민들은 비난했다. 하루아침에 그동안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태와 접하면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 생각했고, 다시 단식 농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충남도는 감사원의 영업범위 제한이 법에 위반된다는 취지를 받아들여 해당 조항을 삭제했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은 이번에 권고(통보)를 했다. 권고는 강제처분이 아닌 해당 기관장이 자율적으로 조치하는 임의조치에 해당한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또한 감사원의 재심의 각하도 도와 시의 재심의 내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재심의 청구 대상이 아니라 심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런 탓에 주민들은 임의조치에 대해 도와 시에 ‘소송 중에 있으니 재판결과에 따라 성실히 임하겠다’는 내용의 집행계획을 감사원에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도가 이를 묵살하고, 돌연 산단계획 부가조건을 철회한 것은 다른 지역의 유독성 폐기물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제어장치를 없애는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른 것이다.
삭제부분의 원상 복구와 집행계획서 제출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요청한다.

지역주민 간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일부 소수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스카빌입주자대표회의를 비롯해 노인회, 부녀회 등 대표성 있는 단체들은 다 반대 입장이고, 지역에서도 지곡면환경지킴이, 지곡면발전협의회 등 많은 단체가 뜻을 함께하고 있다.
충남도는 두 단체가 서로 다른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핑계를 대고 있는데 어느 단체가 대표성을 가지고 행동하는지 지역에서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번 단식 농성도 주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한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서산뿐만이 아니고 현재 충남의 많은 지역이 산업폐기물 매립장 문제로 멍들어가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내일이 아니라고 팔짱을 끼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서산산폐장 문제가 올바르게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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