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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로 만든 오디오북 한번 들어 볼까요?”시민성우들이 만들어가는 사투리 소리책 ‘눈길’
아이에서 어른까지 스산 사람들이 참여해 제작
방관식 기자  |  afgm5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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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26  22: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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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로 만든 소리책을 위해 한 팀이 된 서산시민성우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지난 21일 서산문화원 2층 녹음실, 몇몇의 아이와 어른이 대본집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의 정체는 서산사투리 오디오북(소리책) 제작을 위해 모인 시민성우들.
낯선 공간, 낯선 사람과의 녹음 작업이 영 어색하지만 이내 자신의 배역에 몰입, 맛깔 나는 사투리를 쑥쑥 뽑아낸다.
서산시문화도시사업단이 추진하고 있는 이번 오디오북 제작은 단순한 사투리가 아닌 서산어를 기록하고, 보존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이런 의미에서 성우도 서산사투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스산사람’ 중에서 선발했고, 원작도 태안 출신으로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질펀한 사투리를 들으며 자란 고윤미 작가의 ‘열두 살 그 여름(그린이 윤종태)’으로 결정했다.

   
 

1950년대 서해안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전쟁의 아픔을 이겨나가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당시의 정겨운 사투리가 작품 곳곳에 녹아있어 이번 사업의 취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짧은 기간의 연습으로 전문 성우처럼 책 속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심리를 목소리로 표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민성우들은 원작을 몇 번이고 다시 읽고, 틈틈이 시간을 내 연습에 매진하는 중이다.
어렸을 적부터 쓰면서 자란 사투리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는 어른들과 태어나서 처음 접하는 사투리에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보이는 어린 아이들까지 세대를 뛰어 넘은 ‘원팀’이라는 것이 이들의 가장 큰 장점.
땀과 열정으로 탄생시킨 오디오북은 내년 1월 경 SNS를 통해 25편으로 나뉘어 소개될 예정이다. 사투리의 재미에 푹 빠진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봤다.

   
 

고윤미 동화작가
책을 읽어주는 독자가 있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인데 글자가 아닌 소리로도 다시 태어난다니 무척 기쁘다. 더욱이 사라져가는 서산 말을 찾아내고, 다듬어 보는 책에서 듣는 책으로 만드는 일을 서산시민과 함께 하게 돼 더 큰 의미가 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 작품 속 인물이 되고, 한 식구가 됐다. 작가로서 놀라운 경험이다. 완성도 높은 소리책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고 있는 어린 친구들을 비롯한 모든 시민성우들께 감사드린다.

   
 

김성민 사무국장
막연한 사투리가 아닌 서산어를 우리 손으로 기록하자는 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완성도 보다는 서산 사투리에 중점을 둬 사투리를 쓰는 배역은 모두 다 서산사람들이 맡았다.
추진위원회에서 성우 선발과 배역 결정 등에 참여했는데 지역별로 조금씩 사투리가 달라서 애를 많이 먹었다. 모든 녹음이 끝나면 최종 검토를 거쳐 오는 1월 중하순에 SNS를 통해 무료로 배포할 예정인데 서산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엄다온(11·인지초·동이역)
주인공이라 대본 양이 제일 많다. 또 처음 듣는 사투리로 주인공의 마음을 표현해야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 하지만 아빠, 엄마도 책에서 나온 사투리를 썼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다.
동이는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와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아버지가 실종되고, 친구들과도 헤어지는 슬픈 일을 당했다. 책으로 읽을 때는 잘 몰랐는데 녹음을 하면서 보니까 안됐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박예빈(13·석림초·순덕이역)
순덕이는 이름처럼 순박한 여자아이인데 전쟁 때문에 아빠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정신이상이 되는 큰 불행을 겪는 역할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사도 슬픈 내용이 많은 것 같다.
초등학생이 6명인데 그중에서 제일 큰 언니라 알게 모르게 책임감이 크다. 사투리를 말하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동생들 모두가 너무 열심히 해줘서 놀랐다. 빨리 녹음이 끝나 소리로 된 책을 보고 싶다. 책이 나오면 친구들에게 자랑할 것이다.

   
 

윤새봄(11·석림초·효실이역)
아나운서가 꿈인데 성우도 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지원했다. 효실이 역할을 맡았는데 이장을 보던 아빠가 마을사람들에게 잘못을 해 나중에는 쫓겨나듯 마을을 떠나게 된다.
효실이네와 동이네는 할아버지 때 안 좋은 일이 있어 서먹한 사이지만 둘은 매우 친하게 지냈다. 하지만 전쟁 때문에 헤어지게 돼 너무 슬펐다. “가먼 원제 오는디?” 같은 처음 듣는 사투리가 신기하고 어려웠지만 최선을 다해 녹음했다.

   
 

신승아(11·대산초·영실이역)
선생님께서 오디오북을 만드는 일을 해볼 사람을 찾는다고 하셨는데 재미있을 것 같아 손을 들었다. 직접 녹음을 해보니 어렵기는 하지만 새로운 친구들과 어른들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다. 맡은 역할은 효실이 동생인 영실이 역할인데 책에서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틀리지 않으려고 책도 읽고, 엄마랑 연습도 많이 했는데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빨리 소리책이 나와서 내 목소리를 듣고 싶다.

   
 

조승우(11·대산초·학규역)
이 책을 읽기까지는 이런 사투리가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몇 십 년 전에 쓰던 말이라서 그런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못 들어봤다. 학규는 성격도 쾌활하고, 장난도 많이 치는 것이 나하고 닮은 점이 많은 것 같아 좋다. 연습을 꾸준히 했는데 사투리를 직접 써보니 솔직히 그냥 그랬다. 미래의 꿈은 유튜버인데 이번 녹음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열심히 노력해서 세상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유튜버가 되고 싶다.  

   
 

손민재(11·대산초·수철이역)
할머니랑 함께 살기 때문에 평소 사투리를 들어봐서 신청하게 됐는데 할머니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녹음실에서 마이크를 앞에 놓고 녹음을 하니 일단 신나고, 재미있다. 요즘은 아이들은 혼자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집에서 놀곤 하는데 책속에 나오는 동이, 학규, 수철이 같은 친구들은 바다에서 물고기도 잡고, 새알도 잡고 너무나 재미있게 노는 것 같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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