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충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과 홍수빈 경장

유치원 선생님에서 프로파일러로 전향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홍수빈 경장.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25일 만난 3년차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홍수빈(충남경찰청·36) 경장은 특이한 전직(前職)을 가지고 있다.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후 유치원에서 2년 동안 코흘리개 아이들과 동고동락하며 선생님으로 살아왔다.
그러고 보니 동그란 얼굴이며 선한 눈매가 흉악범과 마주해야하는 프로파일러 보단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아교육과 심리학을 전공했는데 대학원에서는 범죄심리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언젠간 배운 것을 현장에서 활용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죠. 그러다  경찰에서 프로파일러를 채용 한다는 소식을 듣고 도전했는데 제복을 입은 지 벌써 3년이 됐네요”
한국의 경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강력범죄에 프로파일링을 도입하기 시작했지만 프로파일러를 공식적으로 모집한 것은 지난 2005년으로 선진국에 비해 그 역사가 짧은 편이다.
하지만 연쇄살인 등 강력범죄가 많아지면서 프로파일러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데 본청과 각 지방청에 1~4명만이 근무하고 있을 정도로 경찰 내에서도 희귀직종에 속한다. 그만큼 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충남지방경찰청을 방문한 대학생들에게 과학수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홍수빈 경장.

프로파일러가 되기 위해서는 홍 경장의 경우처럼 심리학, 사회학 등 범죄심리와 관련된 석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후 특채 시험을 보거나 일반 경찰 공채시험에 합격한 후 과학수사요원에 지원하면 되는데 두 가지 모두 만만한 길은 아니라는 것이 현장 경찰관들의 귀띔이다.
“모든 범죄 현장에는 범인이 남긴 흔적과 단서가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범인 행위의 특성, 심리 분석, 유사 사례의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부족한 물리적 증거를 보충, 범죄를 입증하거나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 주요 임무인데 범죄 현장에서는 교과서에서 배운 것과는 다른 변수들이 많아 늘 긴장해야 합니다”
홍 경장은 프로파일러의 자질로 남다른 집중력과 침착성 그리고 끈기를 들었다.
영화나 드라마의 프로파일러는 사건이 발생하면 명석한 두뇌로 척하면 척하고 단서를 찾아내지만 현실에서는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란다.
강력사건의 경우 관련 서류가 천 페이지가 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것을 짧은 기간에 정확하게 파악해낼 수 있어야만 원활한 수사지원이 가능하다. 거기다 연쇄살인범 등 흉악범과 마주해야하는 특성상 두둑한 배포도 필수다.

홍수빈 경장은 늘 공부하는 자세로 자신의 업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에 입직했으니 아직은 선배가 까마득하게 많은 신참이지만 홍 경장은 그동안 굵직한 강력사건에서 수사팀과 호흡을 맞췄다고 한다.
“미제사건이었던 아산 갱티고개 살인사건과 세종경찰서에 수사지원 나갔던 신혼여행지 니코틴 살해사건이 기억에 남습니다. 갱티고개 건은 처음 맡은 사건이었고, 니코틴 살해사건은 장기간 형사팀과 공조해 부인의 죽음을 자살로 위장한 남편의 범죄를 밝혀내 법의 심판(무기징역)을 받게 했습니다. 두 사건의 해결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해냈다는 것이 프로파일러로서의 큰 자부심입니다”
범죄가 계속 발전(?)하고 있는 탓에 프로파일러도 계속 진화해야한다는 홍 경장은 앞으로도 범죄심리를 비롯한 관련분야를 계속 공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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