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뭇가사리 활용한 친환경 종이빨대 만드는 (주)누리다온
접착제와 코팅제 천연재료 활용, 초일류 제품에 도전장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지난 7월 서산시 음암면(운암로 592)에 새롭게 둥지를 튼 (주)누리다온(대표 한지만)은 천연 종이빨대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최근 플라스틱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하면서 사용을 거부하는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운동’이 한창이긴 하지만 편리함에 물든 세상은 여전히 플라스틱 천지다.

이런 상황에서 배짱 좋게 종이빨대, 그것도 친환경 제품을 만들겠다고 뛰어든 (주)누리다온은 그만큼 환경을 중요시한다.

지난달 30일 만난 한지만 대표는 “4살 난 늦둥이 아들이 음료수를 마시다 플라스틱 빨대를 씹어 먹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너무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tv에서만 보던 플라스틱의 심각성을 직접 체험해보니 이건 아니다 싶어 종이빨대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라며 인생의 나침반을 바꾼 첫 사연을 이야기 했다.

아들 이름(누리)을 딴 회사명을 지을 정도로 의욕은 넘쳤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손쉽게 쓰고 버릴 수 있는 플라스틱 빨대를 놔두고 굳이 더 비싼 종이빨대를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바다거북이 코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빼내는 장면이나 플라스틱 제품을 먹고 죽은 고래와 상어, 그리고 플라스틱 빨대를 과자마냥 씹어 먹는 아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몇 년의 준비단계를 거친 후 지난해 8월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매진한 결과 (주)누리다온은 기존의 종이빨대와는 차원이 다른 친환경 제품을 탄생시켰다.

(주)누리다온의 비장의 카드는 우뭇가사리. 인체에 해로운 화학 접착제 대신 젤라틴과 우뭇가사리를 활용한 코팅제와 접착제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우뭇가사리를 활용한 친환경 빨대’로 국내특허는 물론 국제특허 CPT 출원, 미국 FDA 승인 등 값싼 중국산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이 회사의 친환경 빨대는 귀한 몸이 됐다. 겉으로 보기에는 저가의 중국산이나 (주)누리다온의 제품이나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아주 간단한 실험으로 승자는 결정된다. 빨대를 태웠을 때 화학접착제를 사용한 것에서는 독한 냄새가 나지만 특허를 받은 접착제와 코팅제를 사용한 제품은 종이 타는 냄새가 전부다.

이밖에도 기존의 종이빨대를 월등히 능가하는 내수성과 지속력, 친환경적인 생분해 과정 등은 국내외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거기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사소한 빨대 하나도 인체에 무해한 것을 찾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주)누리다온의 친환경 빨대가 승승장구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의 공장 한 칸을 빌려 제품을 만드는 형편이었지만 이제는 번듯한 공장을 임대해 납기일을 맞추느라 부지런을 떨어야할 정도로 성장한 (주)누리다온의 친환경 종이빨대는 현재 한화호텔앤드리조트(주)의 8개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국내 유명기업의 계열사인 H사 미주법인과도 OEM 계약에 성공(8개 회사가 경쟁을 벌인 끝에 선정), 미국 마트에도 얼굴을 내민 친환경 종이빨대는 앞으로 판매영역이 전 세계로 넓어질 수 있는 호기를 잡았다.

지난달 24~29일까지 미국에서 열린 'WESTERN FOOD SERVICE AND HOSPITALITY EXPO'(미서부요식업박람회)에서 50여명의 바이어들이 차세대 종이빨대로 평가하며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 시장에서도 호평이 이어지자 공장증설 투자에 대한 논의도 제안 받을 만큼 (주)누리다온의 위상은 부쩍 높아졌다.

욕심을 낼 만도 한 상황이지만 일단 (주)누리다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해 이윤을 남기는 것보다 보기에는 보잘 것 없는 종이빨대지만 어린아이가 씹어 먹어도 별 탈 없는 친환경 제품을 만들겠다는 열정이 더 큰 탓이다.

(주)누리다온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사용금지 바람이 일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하는 분위기다.
친환경 종이빨대에 이어 커피를 젓는데 사용하는 스틱과 컵라면 용기를 대체할 ‘친환경종이용기’ 특허를 받은 (주)누리다온은 플라스틱 제품을 조금이라도 줄이는데 앞장서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한지만 대표는 “연간 바다에 버려지는 빨대가 800만 톤입니다.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해양 쓰레기 중 7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문제죠. 무늬만 친환경인 품질 미달의 종이빨대가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다 내놔도 손색없는 초일류 종이빨대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왜냐고요? 우리 아이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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