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과 근로로 꿈을 만들어 가는 청양군장애인재활근로센터

▲ 청양군장애인재활근로센터 전경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지난 2004년 문을 연 청양군장애인재활근로센터(시설장 이중연)는 지역 장애인들의 일터이자 놀이터다. 재가 장애인들을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재활과 근로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15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현재는 ‘백세김’이란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큼 성장했다.
이곳의 제품을 장애인들이 만든 것이라고 우습게 보는 것은 큰 착각이다. 정통 재래김을 시작으로 파래김, 돌자반볶음, 청해마른미역 등 10여 가지의 제품은 5억 원 내외의 연매출을 올릴 정도로 소비층이 탄탄하다.

▲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청양군장애인재활근로센터의 백세김 제품들.

특히 청양의 특색을 십분 살린 삼총사인 고추맛김과 구기자맛김, 구기자고추맛돌자반볶음은  인근 지자체에 위치한 600여개에 달하는 조미김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만큼 콧대가 높다. 물론 처음부터 백세김이 탄탄대로를 걸었던 것은 아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상의 시선은 동정이나 멸시가 전부.
이런 분위기 탓에 아무리 정성을 들여 제품을 만들어도 장애인이 만들었다는 선입견은 넘기 힘든 높은 벽이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일. 근무하고 있는 장애인들뿐만 아니라 지역 장애인들의 등대 역할을 해온 장애인재활근로센터이기에 이곳의 실패는 장애인들의 사기에 치명타를 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 청양군장애인재활근로센터의 백세김은 2013년 ISO22000(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증)에 이어 그 다음해에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획득하는 등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워낙 힘들고 지친 상황이라 얄팍한 편법이라도 마다할 형평이 아니었지만 청양군장애인재활근로센터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모든 생산 과정을 업그레이드 시켜 2013년 ISO22000(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증)에 이어 그 다음해에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획득하는 등 ‘장애인이 만든 것이 오죽하겠어?’란 세상의 편견에 실력으로 대답한 것이다.
이렇듯 청양군장애인재활근로센터의 장애인들은 남다른 대우나 특별한 혜택을 바라지 않는다. 보이는 그대로 자신들을 평가해주고, 함께해주길 원할 뿐이다.  
매일매일 부지런히 일손을 놀리며 인생이란 무대의 어엿한 주인공이 된 이들에게 제일 큰 선물은 우리 사회의 관심어린 박수일지 모른다.

 

[미니인터뷰] 청양군장애인재활근로센터 이중연 시설장
“장애인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행복을 나누는 일터로 만들어 갈 것”

 

청양군장애인재활근로센터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재가 장애인들을 사회로 이끌어내고, 능력에 맞는 직업훈련을 시켜 일반고용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단체다. 기존의 장애인 시설이 재활에 중점을 두는 반면 센터는 재활은 물론 근로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현재 김 가공 라인에 지체장애인 9명, 와이퍼 부분조립에 20명의 발달장애인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2명의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고 있다.
과거에는 지역민들이 센터를 일반 김 공장으로 인식했었는데 많은 홍보 덕에 센터에서 하는 일을 조금씩 이해해가고 있다.

생산도 생산이지만 판매도 중요하다. 판매 방법은 어떤 방식인지?
설과 추석 시즌이 전체 판매량의 70%를 차지한다. 판매처는 공공기관이 10% 정도, 나머지는 인터넷 판매가 주를 이룬다. 기회가 될 때마다 마케팅 홍보에 주력해 지역이나 외지의 각종 행사에서 청양의 백세김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덕분에 고추맛김과 구기자맛김 등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 발달장애인들이 와이퍼 부분 조립을 하고 있는 모습

장애인에 대한 지역의 전반적인 인식수준에 대해 평가한다면?
장애나 장애인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시스템이 장애인들이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청양군 같은 시골지역은 장애인과 관련한 여러 가지 여건이 인근 지자체에 비해 더 열악한 형편이다.
최근에 벌어진 장애인복지관 건립 문제도 장애인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발생한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센터에서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생각해 달라고는 않겠다. 다만 똑같이 봐줄 것을 당부 드린다. 센터에서 생산해내는 10여 종류의 백세김은 일반 기업의 제품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품질을 자랑한다고 자부한다. 제품이 많이 팔릴수록 청양의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더 빨리 오는 만큼 관심을 부탁한다. 센터에서도 더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 설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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