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귀국 예정…고인쇄박물관 추모조형물 앞서 '만남의 시간' 예정
배낭 레인커버에 친필 문구 확인

▲ 히말라야에서 실종된 고 민준영·박종성 대원./충북산악연맹 제공

[충청뉴스라인 김대균 기자] 세계 최고의 산 히말라야에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를 알리려 떠났다가 실종됐던 직지원정대 소속 등반대장 고(故) 민준영(당시 37세)씨와 대원 박종성(당시 42세)씨로 확인돼 고향인 청주로 10년만에 고국한다.

히말라야산 안나푸르나 히운출리봉(해발 6441m) 북녘 아래에서 발견된 시신 두 구가 발견됐다.

지난 10일 네팔등산협회로부터 히운출리 북벽 인근에서 두 대원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는 급보가 전해졌다. 실종 당시 입었던 등산복과 장비 등이 일치했고 소지품에서 한국 식량이 발견되는 등 두 대원이 확실하다는 가능성을 타진됐다.

유족과 직지원정대(충북산악연맹) 대원 등 4명은 지난 12일 현지 출국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은 "현지에 도착해 DNA 검사 등 신분을 확인하고 현지 당국과 소정의 절차를 거쳐 두 대원을 모셔올 것"이라고 전했다.

12일 현지에서 박종성 대원이 친필로 쓴 ‘2009 직지. 히운출리 원정대. 나는 북서벽을 오르길 원한다'는 영문 문구가 쓰인 배낭 레인커버 사진이 추가로 발견됐고 박 전 대장이 친필임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산악연맹에 따르면 박종성 대원은 2009년 9월1일 히말라야 히운출리봉 원정 도중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촘롱지역에서 이 글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두 대원의 신분이 확인되면 화장을 거쳐 유골이 한국으로 가져올 예정이다.

이들은 현재 일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 17일 오전 5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 예정이다.

이어 청주고인쇄박물관 한편에 지난해 세운 추모비(히말라야 조형물) 앞에서 유족과 산악인들, 친구, 동료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갖고 유족 품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배명석 산악구조대장은 "유족들이 10년 만에 돌아오는 친구와 동료들을 위한 시간을 허락해 줬다. 기념하고 추모하는 시간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청주시도 긴급한 소식을 접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시 관계자는 "추모비 앞에서 가질 만남의 시간을 위해 천막과 의자 등 시설물 지원을 할 예정이며 직지원정대의 항공비와 운구비용 등에 대한 예산 지원도 관련부서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직지원정대는 2009년 8월27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의 히운출리봉을 오르는 새로운 등산로에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알리기 위한 ‘직지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출발했다.

직지원정대 '박종성·민영준' 대원은 베이스캠프를 나선지 이틀째인 2009년 9월25일 오전 8시30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히운출리봉 등정에 나섰다가 북벽 능선 5천500m 지점에서 연락이 끊기며 실종됐다.

당시 남은 대원은 이들을 찾아 열흘 동안 수색을 벌였으나 결국 발견하지 못한 채 이듬해 다시 안나푸르나 원정길에 나섰으나 찾지 못했다.

이후 직지원정대는 2013년 베이스캠프 인근 4천200m 지점에 두 대원의 추모비를 세웠고 청주에는 2018년 11월21일 청주고인쇄박물관 한편에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조형물을 세워 넋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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