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여고·청주동중·충북여중 학생 3명 11일 예정된 충북교육감과 간담회 거부
신분노출 등 우려된 장소·시간·배석자 3대 이견 이유로 일정 재조정 요구

▲ 충북교육청 전경/김대균 기자

[충청뉴스라인 김대균 기자] 충북지역에서 스쿨미투 운동을 한 학생들이 두 달여의 조율 끝에 지난 11일 오후 3시 예정된 충북교육감과의 간담회를 취소하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올해 졸업반을 맞는 충주여고 학생과 졸업반인 청주동중 학생, 마찬가지로 졸업반인 충북여중 학생은 학내 스쿨미투 해결을 위해 김병우 교육감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손편지'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지난 두 달여 간 시간 조정 끝에 이날 만남이 성사 됐다.

하지만 신분노출이 우려되는 장소와 시간, 배석자 등의 문제로 학생들이 김 교육감과의 대화를 거부하면서 그동안 '소통 교육감'이라 불리던 김 교육감의 명예에도 상처가 났다.

그동안 비공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학내에서 스쿨미투 운동을 주도해 왔던 이들 학생들은 도교육청이란 장소가 신분노출이 우려되고 충분한 대화를 하고 싶었던 것과 달리 '30분'으로 시간이 제한되는가 하면 평소 심리적 안정감을 주던 성폭력상담기관(코바) 여성 전문상담사 및 학부모와의 배석을 허용하지 않아 김 교육감과의 만남을 취소 통보했다.

스쿨미투 해결을 위해 학생들과의 '허심탄회' 한 만남을 기대했던 김 교육감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며 일정을 재조정해 다시 추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곧 3월 개학을 앞두고 있어 지난 두 달여간 진행해 온 만남 일정을 다시금 잡을 수 있을지 걱정부터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학생들은 13일 보도 자료를 통해 "우린 소수자인 당사자에 대한 존중, 신분노출이 없는 안전환 환경, 충분한 대화의 시간 등을 지켜 김 교육감과의 만남을 다시 한 번 정중히 요구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당일 교육감의 스케줄이 바빠 부속실에서 30분을 할애 했을 뿐 시간은 조정이 가능한 문제였다"며 "배석자는 예정돼 있지 않았던 부분이었고 되도록 교육감과 학생들만의 대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신분노출에 대한 부분은 공감하는 부분으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진행하려했고 장학사와 장학관 모두가 남자라고 우려했던 부분도 성폭력예방담당 여성 장학사가 대기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학생들과의 만남을 기대했던 김 교육감이 많이 안타까워 하셨다"며 "학생들이 정중하게 다시금 만남을 요청한 만큼 일정을 재조정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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