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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가봤어? 나란한 줄무덤이 햇살과 이야기 나누는 곳가을 힐링 명소 - 충남 청양군 다락골 성지
방관식 기자  |  afgm5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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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1  16: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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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에누리 없이 쏟아지는 환한 가을햇살이 조용한 산골짜기를 가득 메운다. 
청양군 화성면 농암리 다락골, ‘달을 안은 골짜기’라는 어원답게 한없이 평화롭게 보이는 풍경이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배어나오는 진한 슬픔은 이곳에 사연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  ‘줄무덤 성지’, 이곳을 부르는 다른 명칭이다. ‘땀의 순교자’로 추앙받는 최양업 신부와 그의 부친인 최경환 성인이 이곳에서 1km 정도 떨어진 다락골 입구의 마을(새터)에서 탄생했다. 그러한 연유로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앞서 복음의 땅이 되는 축복을 얻었고, 자연스럽게 교우촌이 형성됐다고 한다. 
다락골 교우촌은 서울, 경기, 내포(충청도 북서부), 전라도 북부지역에 형성된 큰 신앙공동체의 중간에 위치, 서로를 잇는 다리역할을 하는 중요한 곳이었다.
새로 이루어진 마을이라는 의미에서 ‘새터’라는 이름을 짓고, 살아가던 이들의 행복은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다. 1866년 병인박해(丙寅迫害)와 1868년 무진박해(戊辰迫害) 등 천주교 에 대한 탄압이 격심해진 탓이다.

   
 

신해박해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의 탄압이 있었지만 흥선대원군의 정치적 계산과 서구 세력에 대한 저항이라는 명분이 맞아떨어진 병인박해는 8천여 명 이상의 순교자를 만든 크나큰 비극이었다. 특히 1868년 4월 오페르트(Oppert)가 충청남도 덕산에 위치한 남연군묘(南延君墓)를 도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은 내포지방에 피바람을 몰고 왔다.
아버지의 묘가 훼손된 것에 크게 분노한 대원군은 내포 지방의 천주교인들을 대대적으로 색출하기 시작했고, 이 모진 비극은 새터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과거부터 마을에서 내려오는 구전에 의하면 병인박해 때 관아에서 나온 포졸들이 천주교 신자들을 끌고 가자 무서워 우는 어린 아이들을 엄마가 "얘야, 지금 죽어야 천당 간다"라고 달래어 함께 순교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내려 온다.
끌려가면 죽는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자식에게 이렇게 이야기 할 수밖에 없었던 어미의 심정이야 오죽했을까?
이때 홍주감옥에서 순교한 천주교 신자들의 유해를 야음을 이용해 이곳으로 옮겨다 매장하면서 생겨난 것이 지금의 줄무덤이다. 황급히 줄을 지어 가족끼리 시신을 묻은 까닭에 지어진 이름이란 한다. 일각에서는 인근 해미나 갈매못에서 순교한 신자들이라는 설도 있지만 무덤의 주인이 누구든, 신념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이들이라는 점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이후 다락골은 이 무덤의 주인이 순교한 천주교 신자들이라는 것을 눈치 챈 조정에 의해 마을 전체가 불에 타는 고초를 겪었고, 주민들은 뿔뿔이 흩어져 살길을 찾아야만했다.

   
 

이 숱한 고난 속에도 현재 이곳에는 37기의 무덤이 말 그대로 줄을 지어 나란히 보존되어 있다. 오랜 세월 찾는 이 없이 외로웠던 이 골짜기에 지난 1982년에 대전교구에서는 무명순교자들을 위한 묘비를 세웠고, 이후 성역화 사업이 이뤄지면서 수많은 신자들이 방문하는 성지로 변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나하고 문득 뒤돌아보게 되는 가을!, 지친 육신과 마음을 다잡을 곳이 필요하다면 다락골을 추천한다. 신자가 아니어도 줄무덤의 주인들은 나무라지 않을 것이다. 
이들과의 무언의 대화가 우리 삶에 도움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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