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양소방서 김류아 소방사 

▲ 끔직한 사고 현장에서 오는 외상후스트레스와 24시간 교대 근무 등 구급대원을 비롯한 소방관들의 일상은 고달픔의 연속이다. 하지만 김류아 소방사를 비롯한 이땅의 소방관들은 생명을 구하는 직업이라는 보람으로 이를 이겨내고 있다. 이런 까닭에 김류아 소방사도 늘 밝은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이것저것 도전해 보고 싶었던 꿈 많은 한 소녀가 TV 속의 멋진 구급대원을 보고, 나머지 꿈들을 고이 접었다.
그 후로는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돕는 소방관이 되기 위해 한 우물을 파기 시작했고, 서른을 목전에 둔 늦은 나이에 결국 제복을 입었다.  
청양소방서에서 구급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류아(31) 소방사의 이야기다.  
소방관이란 이름으로 현장을 누빈지 막 2년을 채운 신참내기지만 그의 내공은 남다르다.
병원응급실에서 응급구조사로 활동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탓에 베테랑 못지않은 배짱과 섬세함으로 위기일발의 응급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
고교시절 진로선택 난에도 장래 희망직업을 소방관이라 주저 없이 써 넣었고, 응급실에서의  고된 일상도 멋진 소방관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 여길 만큼 꿈을 향한 열정이 컸던 까닭에  김 소방사는 지금의 모습에 누구보다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 완벽한 출동복장으로 포즈를 취한 김류아 소방사. 구급대원의 일상은 항상 5분 대기조와 같은 긴장의 연속이다.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일까? 인터뷰를 위해 27일 만난 김 소방사의 미소는 구김살 하나 없이 환했다.
“구급대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현장에서 사람 목숨을 다뤄야 하는 일인 만큼 힘들지 않을 수는 없지만, 죽을 것 같이 힘들다가도 주민들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풀린다”면서 구급대원이 천직임을 자랑했다.
사실 최근 몇 년은 구급대원을 비롯한 소방관들의 고난시대였다. 대형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겪어야하는 따가운 사회적 눈총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탓에 견딜만했지만 구급대원이 술에 취한 응급환자에게 구타를 당해 사망하는 사건은 전체 소방관들의 사기를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이렇게 우울하다 못해 참담하기까지 한 각종 사례전파를 접하면서 ‘내가 선택한 길이 과연 옳은 것인가?’란 회의가 들만도 하지만 김 소방사는 아직 끄떡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자신한다.
잘못된 인식을 가진 일부 시민들이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르고 있고, 사회적 편견이 소방관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현실은 분명하지만 김 소방사는 현장에서 희망을 보기 때문이다.

▲ 찰떡 궁합으로 청양군민의 안전을 든든하게 책임지고 있는 양원홍(소방사), 김류아(소방사), 이종우(소방교) 구급대원. 이들의 탄탄한 팀워크가 주민의 안전을 담보한다.

“청양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것이 제게는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이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에 많은 출동을 하면서도 언론에서 보도되는 그런 험한 일은 겪지 않았으니까요. 도리어 힘든데 고생한다고 기운을 북돋아 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청양 같은 시골지역이 구급대원에게 만만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팔이 절단돼 닥터헬기로 긴급 이송하기도 했다. 이렇듯 사고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김 소방사와 동료들은 5분 대기조 마냥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끔찍한 사고 현장에서 오는 외상후스트레스에 대한 질문에도 김 소방사는 “스트레스 보다 생명을 구했다는 보람이 더 커 문제될 것이 없다”는 당찬 대답을 내놨다. 
다시 생각해봐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어떤 직업보다 활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급대원이 되길 잘했다는 김 소방사. 출동을 앞두고 곧 헬멧을 고쳐 쓰는 모습이 한없이 든든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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