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시장 청년창업 골목, 새로운 부활 위해 대변신
희망 캐기에 나선 젊은 사장님들의 열혈 도전기 ‘눈길’

[충청뉴스라인 이한응 기자] 최악의 구직난이 젊은이들은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죽으나 사나 일자리에 매달려 보지만 해외연수에 박사학위 등의 스펙으로도 만만치 않다. 
경쟁률이 수 백 대 일이 넘는 공무원과 공공기관은 말 그대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해야하는 격이다. 그렇다고 목돈이 들어가는 창업도 젊은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러나 앞뒤로 꽉 막힌 암울한 현실에서도 희망가를 부르는 열혈 사장님들이 있다, 바로 온갖 정보력을 동원해 길을 찾고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금산시장 창업골목의 젊은 사장들이다.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 ‘조사장 커피’

 

“선진지로 청년몰이 조성된 전주시장 청년몰을 가보면 '적당히 벌고, 아주 잘살자'라는 표어가 있더라구요. 저는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저의 목표이자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셔서 아주 감사하죠. 말 그대로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고 싶거든요.”

금산전통시장 창업 1호점으로 문을 연 ‘조사장커피’ 조윤근 대표는 재래시장에 창업골목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흥분된 마음으로 자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실패에 대한 부담감으로 많은 생각이 오갔으나 젊음의 패기와 열정을 앞세워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막상 시작해보니 여러모로 생각처럼 움직여주지 않는다. 속이 상하기도 한다. 그래도 떠밀린 젊음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 나선 길이니 후회는 없다.

금산시장 창업골목에는 모두 21개소의 점포가 입주했으며 이중 15개소가 문을 열었다.

커피전문점, 콩나물밥, 유기농 식빵, 요리공방, 잡화, 패션 등 나름의 노하우와 색깔이 분명한 코너들이 옹기종기 모여 상가를 형성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엔 월장 및 야시장 이벤트가 어우러져 시끌벅적 전통시장의 에너지를 쏟아낸다.

빛바랜 회색 건물에 스산한 기운마저 감돌았던 금산전통시장은 청년창업 골목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신선한 감각과 친절마인드로 중무장한 점포들이 하나둘 들어서며 제2의 전성기를 꿈꾼다.

점주들 대표해 회장직을 맡고 있는 조 대표는 “시장 분위기가 확실히 깔끔해지기는 했어요. 그러나 시장과 어우러져서 청년스러움이 더욱 묻어나길 바라는데, 아직은 청년스러움이 뭔가 부족한 것 같아요.”라며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초창기 사업을 계획할 때부터 청년들의 문화를 담고 싶었는데 아직까지는 안돼서 그게 아쉬워요. 하지만 주변에 예술하는 친구들과 공연 기획도 하고 있고, 또 예술을 접목시켜서 하나의 청년문화를 담아내고 싶어요.” 
이상으로 품었던 큰 그림을 현실로 끄집어내기가 녹녹치 않다는 것이다. 

“영업을 하는 도중에 사이다, 설탕 등 필요한 물품은 가능하면 시장 내에서 구매하려고 하고, 오며가며 인사도 자주하고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조 대표는 사실 걱정이 많았다. 본래 자리하고 계시던 기존 터줏대감 어르신들과 융화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까. 혹 밀려난다는 느낌을 받으시는 건 아닌지, 부담감을 털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활성화라는 공통분모가 커지다 보니 경계는 사라지고 이젠 동기간 이상의 깊은 우애가 자리했다. 

“저희는 청년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비즈니스로 접근하기보다는 청년들이 모여서 활기차게 무언가를 해내고 또 그게 모여서 자연스럽게 비즈니스로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젊은이들의 가치와 취향이 새로운 매력과 문화로 자리하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시너지들이 자연스럽게 비즈니스로 연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콘텐츠가 좋으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 같은 경우는 가장 기본이지만 출근시간을 꾸준히 지키기가 어려웠어요. 그리고 주변 상인분들이 "친절하고 성실하라"고 말씀해주셔서 마음에 새기지만, 그 처음의 마인드를 계속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그 초심만 쭉 유지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조 대표는 주변의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맨 처음의 생각과 좌표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평정심이 흐트러지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오늘도 마음을 다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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