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충남보건환경연구원 최진하 원장

환경에 대한 불안감 증가, 새롭게 조명 받는 안전 파수꾼!
고도의 전문성과 사명감 바탕으로 도민의 기관으로 거듭나!  

▲ 원장실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대기환경정보시스템’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충남보건환경연구원 원장실 한 구석에는 커다란 모니터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물론 TV 시청용은 아니다. ‘대기환경정보시스템’이란 이름이 붙어있는 이 모니터를 날카로운 눈매로 바라보던 최진하 원장은 “5분마다 충남도 전역의 대기 오염도를 실제 측정해 어느 곳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은 충남도의 직할기관으로 최고의 전문성을 자랑하는 집단이다. 
전체 직원 중 상당수가 석·박사 출신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럼에도 불구, 오랜 세월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이란 이름은 베일에 쌓여있었다. 지난 1952년 충청남도위생시험소로 출발한 이후 60년 넘게 도민의 보건과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해왔지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이다.

▲ 내포 이전을 계기로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은 도민들에게 더욱 친숙한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의 위상이 부쩍 높아졌다.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니다. 이런 현상의 밑바탕에는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보건(건강)에 대한 우려가 최고점에 이르렀다는 불행한 현실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충남도의 경우는 50%가 넘는 화력발전소가 밀집해 있고, 대규모 철강단지와 석유화학단지가 자리 잡은 탓에 보건과 환경에 대한 도민들의 스트레스가 어느 지역보다도 심각하다. 최 원장은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연구원으로 폭주하는 전화만으로도 알 수 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또한 “환경문제가 지역주민간의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도 했다.
최 원장은 다양한 갈등의 해결책으로 ‘현장위주의 적극적인 행정’을 실천하고 있다. 도민의 보건과 환경에 해를 가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내일이 아니라 오늘 현장에 나가 해결책을 찾고, 이 과정을 도민에게 상세히 알려야한다는 것이다. 

▲ 보건과 환경분야에 있어서는 최첨단 장비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사진 속 장비는 미세먼지의 무게를 측정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12월 서산 알루미늄 공장 화재 발생 시에도 연구원 관계자들이 신속하게 현장에 나가 해당지역의 대기오염이나 위험 정도를 주민들에게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 호평을 받았다. 보건과 환경 분야에 있어 최첨단 장비는 꼭 필요한 요소다. 올해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은 다이옥신과 석면 등을 분석할 수 있는 첨단 장비를 구입할 예정으로 한층 높아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5일 최진하 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 갈등관리 전문가이기도 한 최진하 원장은 환경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주민 간 갈등의 해결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건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두 가지 개념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보건과 환경이 무엇인지 설명한다면?

‘보건(保健)’이란 건강을 온전하게 잘 지키고 유지하는 것 또는 병의 예방, 치료 따위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일을 말하고, ‘환경(環境)’은 인간이나 동식물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을 말한다.
좁은 의미의 환경은 ‘자연환경’을 말하는데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공기, 물, 토양, 식물, 동물 등과 바람, 구름, 비와 같은 자연 현상이 이에 속한다. 반면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 환경’은 주택, 공장, 도로, 차량과 같은 것들인데 도시와 과학기술이 발달·발전하면서 더 많은 ‘인공환경’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자연(천연자원)을 마구 개발, ‘자연환경’의 파괴가 심각해지고 있다. 

▲ 미세먼지가 보건과 환경의 최대의 적으로 부상함에 따라 대기질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이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인지에 대한 설명도 부탁한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보건환경연구원법에 따라 전국 16개 시도에 설치되어 보건·환경에 관한 검사 및 연구 업무를 합리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국민보건의 증진과 환경보전에 이바지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목적 달성을 위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약사법·화장품법·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대기환경보전법 △해양환경관리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각 분야에서 다양한 진단과 검사, 시험, 조사 또는 연구에 관한 사항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관할구역의 보건·환경 관련 기관의 검사업무에 대한 기술적인 지도와 점검도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충남보건환경연구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업무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기본적 생존 욕구와 직결된 문제들로서 보건분야와 환경분야로 나눌 수 있다.
보건분야는 법정 및 지정 감염병 확인진단, 식중독 검사, 감염병 유행예측, 식품 위해성검사, 의약품 검사 등을 실시하고 있고, 환경분야는 물 환경 보전 및 조사연구, 대기오염 배출시설검사, 악취검사, 지하수 안전성검사, 토양 오염도검사 등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도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농수산물 방사성 물질 검사, 농약오염 실태조사, 대기오염 이동측정, 악취관리지역 조사 등을 심도 있게 추진하고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얻어진 각종 자료들을 환경부, 충청남도, 해당 시·군 및 한국농촌공사 등 관련기관에 제공해 도민의 보건향상과 환경보전의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이처럼 충남 보건환경연구원은 건강과 환경문제에 대한 기초 결과물을 생산하고, 최종 판단하는 기관으로서 정확한 검사결과 도출로 사람과 생태계의 위해요인을 사전 예측하고 감시해 충남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기관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충청남도의 환경 문제가 자주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도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충청남도의 환경상태를 평가한다면?
충남지역은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61기중 30기가 서해안에 위치해 있으며, 다량의 에너지소비 산업인 당진철강단지와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의한 대기 오염물질 발생량이 높은 편이다. 도내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은 연간 27만 6000톤으로 전국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2012년 41㎍/㎥, 2013년 42㎍/㎥, 2014년 42㎍/㎥, 2015년 46㎍/㎥, 2016년 48㎍/㎥, 2017년 43㎍/㎥로 상승하다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초미세먼지(PM2.5) 농도 역시 2015년 29㎍/㎥, 2016년 27㎍/㎥, 2017년 24㎍/㎥로 감소 중이다.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충남도에서는 △석탄화력 배출 허용 기준 강화 및 증설 철회 요청 △석탄화력발전소 주변 지역 대기 환경 개선 특별법 제정 △대형 사업자 배출 기준 강화 및 대산석유화학단지 대기 환경 규제 지역 지정 등을 정부에 건의하였고, 2016년 ‘충청남도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2017년 6월에는 ‘중기 대기질 개선 관리 추진계획(8개 분야 29개 과제)을 수립하여 시행 중이다. 
우리 연구원에서는 2017년도 15개 전 시군에 대기오염측정소를 설치하고 태안, 당진 등 석탄화력발전소 지역은 추가로 설치해 복합적이고 광역적인 오염현상의 정확한 진단을 위한 대기 오염물질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특히 2016년부터 대산 석유화학단지 주변의 대기질 변화를 집중 조사하기 위해 대기이동측정차량을 이용해 시간대별이나 풍향 변화에 따른 휘발성유기화합물질 분석 등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관리대상 물질을 제시하는 등 대기환경개선을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며, 2018년 하반기에는 대기 중 미량 유해물질 분석이 가능한 고도화 분석장비들을 갖춘 이동측정차량을 추가로 구입 운영할 예정이다.

▲ 먹는 물 검사과의 모습.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의 모든 업무는 도민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건과 환경의 가장 큰 적으로 미세먼지가 손꼽히고 있다. 최근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이 미세먼지의 배출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추적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는데 어떤 내용인지?
계절에 관계없이 파란 하늘을 뿌옇게 뒤덮는 미세먼지는 누가 내뿜었고,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연구원이 경기·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올 4월부터 오는 12월까지 미세먼지(PM2.5) 성분 분석 공동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미세먼지 배출원 분포와 오염 수준, 유해성분 등의 자료를 확보, 미세먼지 관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며, 3개 도 보건환경연구원이 힘을 합하기로 한 것은 미세먼지로 인한 환경오염 영향 조사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조사방법은 당진 송산면·서산 독곶리·아산 모종동 등 충남 3개, 경기 1개, 제주 2개 측정소에서 대기 중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시료는 각 측정소에서 같은 시간대(월 1회 5일 24시간 연속) 저용량 포집법(로우볼륨 에어샘플러)을 활용해 채취하고 채취된 시료는 중량농도법과 이온크로마토그래피법, 열광학적투과도법, 유도결합플라즈마법 등을 활용 △미세먼지 중량 농도 △이온 성분 8종 △탄소 성분 2종 △금속 성분 12종의 농도를 분석하게 된다.
이렇게 분석된 자료를 바탕으로 대기모델링을 활용하여 지역 및 오염원별 미세먼지 기여도 평가를 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미세먼지 성분 분석을 통해 석탄화력이나 철강, 자동차, 난방연료 등 구체적인 배출원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조사 결과는 세 보건환경연구원이 공유하여 지역 배출원 등 미세먼지 관리, 저감 정책 자료로 활용하고 일반에도 공개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계획과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보건환경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생활환경 주변 안전 강화 등 새로운 시책수요에 미래지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조직의 창의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업무의 전문성과 더불어 조직의 창의성과 창의적인 구성원들의 존재여부는 조직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요소다.
이를 위해 우리 연구원은 젊고 뛰어난 인재들을 채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역의 보건·환경 분야를 책임지는 공공 연구기관으로서 도민들의 높아지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직원 간 업무소통과 경험·아이디어의 공유, 꾸준한 직무보수교육 등 개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 더욱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한 보건과 환경이라는 두 전문 분야 간 선의의 경쟁과 융합을 통해 긴급 현안 발생 시 효과적으로 신속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활력이 넘치는 조직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도민과의 소통도 매우 중요한 만큼 지역 언론매체를 활용한 시기에 맞는 도민의 건강피해 예방 캠페인, 당면 현안에 대한 현장 인터뷰 등 정확한 보건환경 정보 제공을 통해 도민과의 협치 행정 구현에도 힘쓸 계획이다. 
충남의 보건과 환경의 최선단 기관이란 사명감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건강한 삶과 깨끗한 환경을 위해 더 가까이 다가가는 보건환경 연구원이 되도록 하겠다. 도민들께서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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