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용암1동 주민센터에 근무하는 이범준 주무관.

[충청뉴스라인 김대균 기자] “사회적 영향 탓에 아이들의 인성이 무너지는 것이 안타까워요.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동 차원에서 어떤 교육을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됐죠. 그렇게 추진된 사업이 영어 교습이예요”

청주시 용암1동에서 근무하는 이범준(31) 주무관. 그는 어린 아이들이 마냥 좋다. 때문에 동 주민센터에 엄마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는다.

사탕이나 과자 등의 먹을 것을 손에 꼭 쥐어보내야만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이유는 “아이들 웃는 얼굴이 너무 좋아서”란다. 엉뚱하다. 엉뚱하지만 이 주무관이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는 어딘지 모르게 정이 느껴진다.

민원만 해결해주던 이 주무관은 문득 자발적으로 나서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 해줄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했다.

해서 그가 고심 끝에 준비한 사업이 이번 무료 영어 교실이다. 당초 해당 지자체 본청이 나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 동 사무소에 최초로 이뤄진 것.

사업 준비만 수개월이 걸렸다. 매일 늦은 야근에도 몸은 힘들지만 정신과 마음은 설레었다.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기쁨에 친구나 주변 지인과도 만나지 않았다.

그는 “처음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컷다. 그래서 만나자고 하는 주변 친구나 지인들과 거리를 두고 이날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며 웃는다.

그렇게 이 주무관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이번 영어 교실은 총 20여명의 아이들이 참여했다.

강사진들도 교사를 꿈꾸는 대학생들이다. 이들도 이 주무관의 뜻에 공감해 무료로 봉사를 하겠다며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무엇보다 이를 가능토록 뒤에서 지원해준 것은 용암1동 동장과 직원들이다. 사실 일개 막내 직원이 하고 싶다고 해서 가능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동 주민센터 차원에서 함께 움직여 주지 않고서는 이뤄지기 힘든 부분이다.

물론, 표면적인 사업계획서나 운영에 관한 전체적인 리드는 이 주무관이 직접적으로 밤을 세워 가며 작성한 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동 주민센터가 민원만 해결해주는 기관이 아니라는 인식을 주민들에게 각인 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좋은 삶이란 엄청나게 좋은 일을 우리 인생에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별개 아닌 것 같은 일상의 작은 습관, 즉 작은 일도 좋은 삶으로 인도할 수 있다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처럼 이번 용암1동 주민세터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초등학생들의 희망과 꿈 실현을 위한 함께 꿈꾸면서 배워요 Dream & Learn' 무료 영어 교실이 작게 시작했지만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

용암1동 주민센터 동장은 “처음 이범준 주무관이 이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이렇게 까지 일을 벌일(?)줄은 몰랐다. 지금은 마냥 기특하고, 처음 하는 사업이니만큼 앞으로 좋은 경험이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동장인 내 위치가 이런 직원들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수용해 펼칠 수 있게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뿌듯해했다.

이범준 주무관은 “처음은 이렇게 작게 시작해도 앞으로 저학년과 고학년 반으로 나눠 앞으로 어떻게 추진·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까지 작성했다”며 “중간 중간 영상으로 학습 모습을 찍어 부모들에게 확인시켜줌으로서 자신의 아이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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