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경찰서 형사팀장 경위 김태경

 

약육강식(弱肉强食), 한자 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약한 자의 살은 강자의 먹이가 된다.’라는 뜻이다. 보통 동물의 세계를 비유할 때 흔히 쓰는 이 표현처럼, 우리는 초원의 사자가 사슴을 사냥했다고 해서 그 사자를 비난하지 않는다. 또한 사슴이 풀을 뜯는 모습을 보고 슬퍼하는 사람 또한 없다. 그 이유는 그 모든 것이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자연의 섭리로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또한 사회적, 경제적 잣대로 구분된 강자와 약자가 존재한다. 우리 사회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합리한 일들에 대해 과연 우리는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될까? 유행어처럼 번졌던 ‘금수저 혹은 흙수저’라는 말처럼 우리의 삶도 그저 정해진 자연의 섭리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과연 정상적인 일일까?

사회적 약자란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고통 받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뜻한다. 경제적 빈곤층, 어린아이, 노인, 장애인, 여성, 외국인 근로자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상황에 따라서는 사회적인 약자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자신의 위치를 이용한 이른바 ‘갑질’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업무지시, 성희롱은 물론 취업준비생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한 인턴채용 사례에서부터 마트 근로자들 등 감정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고객의 폭언과 폭행, 영아들을 때리고 방치하여 숨지게 만든 유치원교사에 이르기까지 약자를 대상으로 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정부차원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우리 모두의 태도변화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무한한 동정과 봉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동등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보다 나이가 어려서, 직급이 낮아서, 나보다 힘이 없어서, 혹은 돈이 없어서라는 이유가 내가 그들을 무시하고 깔볼 수 있는 높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작은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정글의 사자가 생존을 위해 사냥을 하는 것이 생태계의 법칙이라면,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불합리한 행동들은 심각한 범죄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의 소외받고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이, 공격의 대상이 아닌 배려의 상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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