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의회 김맹호 의원

▲ 서산시의회 김맹호 의원

2014년 12월, 천만관객을 극장가로 모이게 한  '국제시장' 관객들은 '괜찮다' 웃고, '다행이다' 며 눈물을 훔쳤다.

우리의 아버지가 늘 그랬듯이 가족을 위해 무슨 일이든지 했던 그 시절 덕수(배우 황정민)는 독일(파독)의 탄광으로 그리고 베트남(월남전)으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난다.
 
전쟁터로 떠난 덕수를 대신해 영자(배우 김윤진)는 3남매를 키우며 남편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운다.

굵직굵직한 근현대사의 풍파 속에서 그래도 잘 견뎌낸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들에게 있어 그 당시 시대적 아픔을 단순히 그들의 아픔으로만 간주해서는 안 되는 까닭은 그 안에 내재한 뜨거운 가족애, 이것 때문이 아닐까 한다.            
               
가족을 위해 월남에 참전하겠다는 덕수 그에게 영자는 '당신 인생인데 왜 그 안에 당신은 없냐구요!' 라고 되묻는다.

그랬다. 우리의 아버지는 그리고 우리의 어머니의 인생에 있어 첫째는 가족이었다.

그 다음이 자신의 삶이었던 것이다.

그 후 50여 년이 흐른 세월. 많은 것이 변했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지위는 그 때와 비교하면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그 당시 흘렸던 그들의 피와 땀이 만들어낸 기적과도 같은 일. 그들은 폐허 속에서 기적의 역사를 창조해낸 것이다.

괜시리 미안해지는 것은 과연 필자만의 생각일까? 지금의 풍요. 지금의 안락이 편안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 그것은 우리네 부모들의 주름진 손등이 대신한다.

그리고 그래도 괜찮다며, 그래도 다행이라며 멋쩍은 웃음만 흘린다.                             

따스한 봄날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시련의 계절을 힘겹게 보내고 있다.
 
나 살기 힘들어 자식을 묻는다.
 
그래도 그럭저럭 힘겹게 자라난 자식은 자신이 받았던 인생의 고통을 고스란히 부모에게 되갚는다.

작년 5월 기준, 독거노인은 138만 명. 노인 5명 중 1명꼴이다.

돈, 과거 자식을 먹여 살리고자 했던 수단이 이젠 전부가 되어 버렸다.

돈 앞에서는 자식도 부모도 없는 시대. 이러한 현상을 개인사만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파편화 된 인간 사회와 경직된 조직문화가 개인의 가치관을 비틀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비틀어진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것은 사회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50여 년 간 고착화된 구조적 문제점을 단숨에 해결해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방법이 없진 않다. 그 옛날 우리 부모들에게 있어 가슴 떨렸던 그 말. 바로 가족이다. 그 속에서 피어난 꽃이 사랑이고 이해다.

어려웠던 시기를 꿋꿋이 이겨내고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을 지키고자 했던 우리 부모들의 헌신이었다.

이제 우리가 보답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가정의 달 5월, 전국 각지에선 각종 행사가 절정을 이룬다.

그 중 하나가 경로행사. 하지만 매년 똑같은 레퍼토리. 말 그대로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공감과 설렘, 그리고 감동이 실종됐다.

그래서인지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필자에게 준 자극은 매우 신선했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것이 직접 눈과 맞닿을 때는 눈물이 나기 마련이다.

나의 부모님. 그리고 우리의 부모님을 생각할 때면 가슴 한 켠이 저며 오는 것도 마찬가지 일게다.

시대가 바뀌었어도 부모가 자식 사랑하는 마음이야 어디 변하랴, 같이 늙어가는 처지가 된들 결코 변할 수는 없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덕수는 말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기 다행이꼬' 라고.

지금 우리세대, 우리 자녀들의 세대는 이를 잊어선 안 된다.

관심과 사랑만이 이 같은 '망각의 샘' 을 없애는 방법일 게다.

햇살 가득한 봄. 가정의 달 5월을 맞았다.

그리고 황금연휴가 다가왔다.

임시휴일 지정으로 곧 국내외로 여행객들이 몰릴 태세다.

5월의 주인공은 우리도,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도 아니다.

가정의 달, 5월, 그 주인공은 바로 국가를 위해, 가족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한 우리들의 부모다.

적어도 5월만큼은 우리의 부모를 위해 진정어린 마음을 표현해 보는 게 어떨까?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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