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소방서장 이 광 성

 
미국의 저명 경영학자인 마이클 유심은 그의 저서 Go Point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의 찰나, 그 순간’을 고 포인트 라고 정의하고 있다.
저자는 한 예로, 미 콜로라도 스톰킹 화재 시 초기 준비 부족으로 소방대원 14명이 참사를 당하는 사고를 실패의 사례로, 안데스 산맥에서의 비행기 추락사고로 16명이 72일간 생존했던 사고를 성공의 사례로 들면서 순간의 의사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당시 이 생존사례는 20년 뒤인 93년 영화‘얼라이브’로 만들어져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지난 한 해 우리 도의 2,838건 화재 중 641건인 22.6%가 주택에서 발생했다.  헌데 적은 발생빈도에도 불구하고, 전체 사망자 21명 중 14명인 66.7%가 주택에서 사망하고, 또 14명 중 10명이 단독주택에서 사망한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주택은 실외보다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움직임이 둔화되어 신속한 대피가 곤란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겨울철 기간 사망자의 점유율도 여름보다 22%이상 높게 나타난다.

특히 단독주택의 경우 사실 상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인명피해가 증가함에 따라, 소방시설을 확보하는 문제는 거주자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인데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남의 일이기만 하다.
다행히 2017. 2. 4.일까지는 모든 주택에 대하여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소방 관계법령이 개정되면서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 감소를 기대해 볼만하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가격이 저렴하고 설치가 쉬우면서도 화재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어 실제 심야시간 대 신속한 대피로 목숨을 건진 사례도 많다.
소화기 또한 초기 화재에 적응성이 상당하여 소화기 1대가 소방차 1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

미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십수 년 전부터 화재발생과 인명피해 방지를 위한 정부주도의 소방정책으로, 일반 주택에 대한 감지기 보급이 늘어나면서 화재사망자가 40%이상 급감했다고 보고된 바 있다.

때문에 가정에서 기초 소방시설인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를 시급히 확보하는 일은 별 다른 소방시설이 없는 일반주택에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안전파수꾼인 셈이다.

주택에 대한 소방시설의 의무적 설치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지금이라도 조속한 설치를 위해 거주자의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매 순간 결정의 순간에 놓여있고 모든 찰나가‘Go Point’와 같다. 늘 최선의 선택만을 할 수 없기에, 후회 없는 순간의 선택이 때때로 더욱 중요한 이유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더 이상 1년의 유예기간은 무의미하다. 소방시설의 유지관리와 특히 소방 사각지대인 주거용 주택에 대한 기초 소방시설의 신속한 설치는 모두의 생명을 구하는 데 있어‘순간의 선택’인 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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