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경찰서 서부결성파출소장 경감 김기찬

 
햇볕은 뜨겁고 찜통 같은 더위로 불쾌지수가 높아 생체리듬이 무뎌져가고 있는 오후, 교통사고가 났다는 무전 소리가 파출소의 적막을 깨웠다. 이에 순찰팀원은 분주히 출동했고 잠시 후 사고현장에 도착한 직원으로부터 사건 경위에 관한 보고를 받은 나는 경미한 사고가 아님을 체감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현장으로 직행했다.
사고현장은 전형적인 농촌 굽은 길로, 직진 하는 승용차량과 작은 길에서 큰 길로 합류하려던 오토바이간의 사고였는데 양 갓길의 아름다운 무궁화 가로수와 도로 위의 붉은 선혈자국이 역설적으로 공존하고 있었다.
차량의 운전자와 탑승자는 다친 곳이 없었으나, 불행히도 오토바이 운전자는 부상이 심하여 119구급차량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뒤였다. 하지만 도로 한 가운데에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차량의 충격을 받고 굴러 떨어지면서 흘린 선혈자국과 사고충격을 말해주듯이 처참히 부서진 오토바이가 쓰러져 있어 당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듯 하여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번 사고에서도 오토바이 운전자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때문에 운전자는 더욱 심한 상처를 입었고 최악의 경우 작은 습관을 귀중한 생명과 맞바꿀지도 모른다. 홍성경찰과 홍성군은 이륜차 및 사륜차 사고예방을 위해 운전자들에게 안전모를 배부하는 행사를 3년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나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면 그동안의 노력은 빛을 잃고, 많은 이들의 고개를 떨어뜨리게 된다.
운전자는 햇볕이 뜨거워 안전모를 쓰지 않았을까? 그로 인해 그의 가족들은 평생 그 햇빛에 가슴이 타들어가는 고통으로 살아갈지도 모른다. 오토바이 안전모는 멋져 보이려는 장식용이 아니라 나의 생명, 더불어 가족의 행복을 보호하는 장구임을 우리는 다시 되새겨야만 한다.
 오늘도 우리 주민들은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목적지를 향해 바람을 가를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우리 경찰이 바라는 것은 단 한가지이다. 부디 통곡소리 가득한 목적지가 아니라 빛나는 안전모와 함께 진짜 목적지에 도착하여 시원한 물 한 모금 드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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